▲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23일 대전 한남대에서 대전지역 총학생회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대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본격적인 스킨십 행보에 나섰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2030 젊은 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단숨에 대선주자까지 거론되는 시점에서 박 전 대표의 대전 방문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 전 대표가 젊은 층과 소통에 나선 것은 철옹성 같았던 보수층이 흔들리고, 야권 대통합 바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 단단한 지지율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0·26 재보선에서 나타난 2030의 저력을 확인한 이상, 이들을 끌어안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이 박 전 대표를 4년여의 정치적 ‘칩거’에서 나와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 탓인지 23일 한남대와 대전대에서 가진 학생들과의 간담회나 강연에선 기존의 ‘차분한’ 이미지를 벗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젊은 층과 같은 호흡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각인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식 소통과 차별화된 직접 만나 듣고 대화하는 ‘박근혜식 소통’의 시도로 풀이된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강조

박 전 대표는 한남대에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국민과 약속을 지키지 못해 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원칙과 신뢰’를 정치철학의 가장 큰 무기로 삼았던 박 전 대표는 2030세대 유권자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는 현실에 발맞춰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어 “앞으로 반성하고, 신뢰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며 “젊은 층의 고통을 체감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등 어떻게 하면 젊은 층이 두려움을 갖지 않고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작심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선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학부모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하는 것이지 공약하는 사람이 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포퓰리즘은 당장 그럴듯해 보여도 반드시 나라를 골병 들게 한다”라며 “정치적 득을 보려는 것인지, 진정성을 갖고 뭔가 하려는 것인지 국민이 평가를 잘 한다고 본다”며 폭포수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수시로 메모했다.

◆정치개혁보단 정책 정립부터

박 전 대표는 오후 대전대로 자리를 옮겨 한나라당 쇄신에 대한 견해도 일부 밝혔다.

대학등록금 인하 문제, 복지정책 및 예산 등 당의 정책부터 확고히 하고 쇄신안을 논하자는 골자였다.박 전 대표는 “정치는 정책이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얘기하면 정책, 나아가 예산이 반영돼 국민의 피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물론 정치개혁도 중요하지만, 주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부터 사회안전망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기반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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