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현충원역인데 정작 현충원은 어디에 있나요?”

대전도시철도를 이용해 현충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충원역’이라는 명칭과 달리 실제 역에서 현충원과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잇따르고 있는데 기인한다. 23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하철역의 명칭은 개설 당시 시의 지명위원회의 협의에 따라 정해졌으며, 인근 지역의 상징성이나 공공성을 가진 사람들이 알아보기 쉬운 명칭을 선택했다.

하지만 현충원역은 실제 현충원과의 거리가 2㎞에 달해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은 도보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역사 내에는 현충원과의 거리나 이동 방법을 안내하는 표지판 등이 설치되지 않아 처음 현충원을 찾는 방문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이날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도발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한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시민 김 모(42) 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추모식 소식을 듣고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려는 마음에 현충원역에 내렸지만 결국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전 확인을 못한 잘못도 있지만 가깝지도 않은 시설을 오히려 역사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문제는 주말이나 행락철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역사 인근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현충원을 경유해 인근 계룡산으로 향하지만, 정작 승강장에는 버스 도착전부터 등산객들로 ‘만차’가 되면서 버스 승차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충원 측에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2007년부터 오전 9시와 오후 5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보훈 모시미’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가족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일반인 이용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일부 시민은 역명을 바꾸거나 시에서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자세한 설명이 포함된 안내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와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명칭 변경은 주변에 대체할 만한 상징성을 갖는 것이 없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소요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중교통 환승을 이용한 방법이 최선이며, 현재 큰 행사 때는 시 공무원이 지원에 나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