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와 서천군은 지역민 사이에서 선거구 분리 요청이 끊이질 않는 곳으로 총선 때마다 논란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출신별 대결을 하게 되면 유권자가 많은 보령(8만 6000여 명)출신 후보가 서천(5만여 명)에 비해 당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천은 응집력이 뛰어나 지역 출신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보령·서천은 많은 정치 신인도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 정당 공천을 향한 물밑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성·공성전이 예고된다.

자유선진당에선 현역 국회의원으로 3선에 도전하는 류근찬 의원이 지역 현안 문제를 훑으며 표심을 잡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재선에 이어 3선에 성공하면 나머지 ‘정치 생활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전설이 지역민 사이에 나돌면서 류 의원의 보폭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민심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쇄도하며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이지만, 선진당이라는 지역 간판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류 의원은 “서천군과 보령시의 발전을 위해선 과거 어느 때보다 중앙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감과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할 때”라며 “현재 많은 현안 사업들이 시작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2번의 낙마의 고배를 마신 김태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출사표를 던지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 부소장은 친박계 핵심으로써 지역민의 기대감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중앙당에서도 최고위원, 사무부총장감에도 물망에 오르내릴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김 부소장이 지역과 중앙당에서 주가가 계속 올라가는 것은 박근혜 전 대표 최측근 바람과 더불어 김용환 전 의원이 국보급으로 아끼는 측근이라는 소문이 지역 곳곳에 퍼진 덕분이다.

김 부소장은 “보령·서천은 지역 정당에 사로잡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서천지역을 발전시키고, 보령의 지리적 여건을 살려 도로 건설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새로운 변수는 신준희 전 보령시장의 출마 여부이다. 최근 신 전 시장보다 오히려 그와 함께했던 관계자들이 ‘한번 뭉쳐보자, 더는 물러날 곳도 없다’라는 심정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 전 시장 라인에서 움직였던 관계자들은 구심점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등 신 전 시장의 마지막 정치인생을 중앙에서 할 수 있도록 승부수를 던질 모양새다.

이밖에 윤영선 전 관세청장도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하고 공식적으로 고향인 보령·서천지역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에선 사회 각계에서 명성을 쌓아온 기성·신진 세력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미 뜨거운 공천 전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3선에 도전하는 선진당 류근찬 의원과 맞서기 위한 특출한 인물이 없을뿐더러, 나소열 서천군수도 출마에 대해 뚜렷한 피력을 하지 않고 있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령 지역에서 비교적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과제로 남았다.

먼저 강동구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특보가 고향 발전과 지역주의 타파의 기치를 내걸고 출마를 선언했다. 강 정책특보는 “젊은 정치인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참여해야 나라가 강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의 ‘막가파식 정치’와 선진당의 ‘고향 정치’는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고 일축했다.

최근 엄승용 전 문화재청 국장도 22년간의 공직 생활을 조기 마감하고 민주당에 입당, 보령·서천 출마를 공식 다짐했다.

엄 전 국장은 “충남은 지역정당이라는 한계를 벗을 때가 됐다. 그동안 행정에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불만과 갈증을 없앨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앙당에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임선택 씨, 보령시장 후보였던 김기호 씨, 이태복 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등이 총선 안테나를 뽑고 정보를 취합하거나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이처럼 보령·서천은 나소열 서천 군수의 출마 여부가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당마다 많은 후보군이 난립해 있는 등 ‘생물 정치’ 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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