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대전시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KRA)플라자 인근모습. 이곳을 찾은 차량들로 인해 도로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서희철 기자  
 

“말도 마세요. 금·토·일이면 아예 ‘무법천지’입니다. 불법주·정차, 무단횡단, 각종 유흥주점에…아이들볼까 두렵습니다.”

19일 대전시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KRA) 플라자. 빨간 원색의 경마정보지를 손에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집결했다.

금·토·일에 열리는 경마 때문이다. KRA플라자는 통상 장외발매소로 불리는 시설로 경마공원 이용이 용이하지 못한 다수의 고객을 위해 수도권 25개소, 지방 7개소 총 32개소가 운영 중이다.

월평동 KRA 플라자의 경우, 대전시민은 물론 멀게는 전북 익산과 군산 등지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정 모(56·전북 익산) 씨는 “오전에 지인들과 함께 전북 익산에서 출발했다”며 “지역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경기가 있으면 자주 찾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경마가 열리는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KRA 플라자 월평점 일대는 쇄도하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일요일은 3000여 명의 방문객이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곳의 지하주차장은 200여 면 수준으로 방문객을 모두 수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량들의 대부분은 인근 대형마트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아예 불법 주·정차, 또는 지근거리의 주택가 이면도로로 침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원룸 및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주차공간이 부족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 모(55·대전 서구 월평동) 씨는 “날씨가 흐린 날이면 일용직 근로자들 위주로 사람이 더 몰리더라”며 “불법주정차는 물론, 경마정보지를 보면서 무단횡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여서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KRA 플라자를 중심으로 인근에 사행성 오락실, 안마 등 유흥업소들이 집중돼 있어 환경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인근에 월평초·중학교, 갈마초교 등이 위치해 있는 특성상,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유해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신청섭 월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시내 한복판에 이런 대형도박장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아이들의 통학로에 위치한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고 성토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주거환경이 열악해져 원룸 세입자는 떠나고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지역 이미지가 좋지 않아 시민들의 기피현상이 심해 일반 음식점 역시 적잖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전 서구 관계자는 “교통단속, 거리청소 등으로 장외발매소 일대에 투입되는 행정력이 만만찮다”며 “마사회가 레저세를 비롯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은 이 같은 주민불편 및 행정력 투입에 비해 극히 미비하다”고 주장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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