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일본과 대만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서둘러 하려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남아시아 순방차 출국하기에 앞서 청와대에서 주요 참모들과 다과를 함께한 자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는 점을 지적하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고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금처럼 국내 경제가 어려울 때 한미 FTA가 살 길”이라며 “FTA가 빨리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민주당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또는 유보를 전제한 FTA 재협상이라는 당론을 재확인하면서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과 손을 잡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및 발효를 한미 FTA 발효보다 먼저 달성할 경우 미국 시장 선점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유럽발 재정 위기로 내년도 국내 경제 성장과 수출 판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을 타개하고 고용을 창출하려면 한미 FTA의 내년 1월 발효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는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거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 야당 설득에 직접 나섰음에도 민주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야당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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