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인데도 날씨가 워낙 따뜻하니 겨울옷이 전혀 안 팔려 걱정입니다.”(의류업체 관계자)

“기한(寒)제라도 지내야 하는 건지. 의류 매출이 전혀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닙니다.”(백화점 직원)

때 아닌 고온 현상으로 의류업계와 백화점 등 의류·유통업계의 매출이 얼어붙었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소비자들의 월동준비가 다소 늦어지면서 지역 백화점들은 전년대비 ‘0’에 가까운 의류 매출실적을 보이고 있고, 의류 판매업계 역시 예상보다 큰 매출 타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지역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의 의류 매출은 전년대비 1% 신장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역시 같은기간 의류 매출이 전년대비 0.2% 신장에 머물렀고, 백화점세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적은 역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은 따뜻한 기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겨울의류 준비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겨울옷을 전진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워낙 따뜻해 구매고객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보통 이맘 때 인기 아이템인 패딩점퍼 등이 이달 초반에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은 또 지난해 의류 판매 호조가 올해 의류 판매 부진을 불러왔다고 귀띔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당시 경기침체로 인해 한동안 얼어붙었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지난해 이맘때 갑자기 열리면서 큰 호조를 이루면서, 소비자들이 지난해 구입한 겨울옷으로 올해를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호조와 함께 패딩점퍼, 야상 등 겨울 아이템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며 “겨울옷의 특성상 구매 후 3~4년은 충분히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겨울 의류의 인기가 시들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류 매출이 전체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백화점의 수익구조 특성에 따라 이달 전체 매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백화점의 주 품목은 의류라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의류 매출이 떨어지게 된다면 명품, 잡화 등에서 강점을 보이지 못하는 백화점의 경우 별다른 이슈가 없는 이번 달 역시 지난달에 이어 매출 부진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화점들은 점차 기온이 떨어지고 있고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회복될 것이라는 공통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백화점 관계자는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날씨가 다소 추워지면서 의류 매출이 점차 활기를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수능이 끝나면서 새 옷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적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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