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가격에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가게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엄승용(73·서구 갈마동) 씨는 대전시 서구 갈마동 전통콩나물밥 식당의 7년 단골고객이다.

이 식당의 콩나물비빔밥은 3500원. 엄 씨는 “아무리 싼 식당도 기본이 4000원이다”며 “정갈한 한국의 전통음식을 값싼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자주 찾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 식당에선 콩나물비빔밥과 함께 된장국, 깍두기, 양념장 등 비교적 단출하지만 정갈한 밑반찬이 구색을 갖춰 나온다. 점심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조용한 가게가 삽시간에 북새통을 이룬다. 지근거리의 회사원부터 멀리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원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가게를 찾는다.

가게를 운영하는 최옥분(53) 씨는 “지난 2001년 둔산여고 인근에서 콩나물비빔밥 식당을 운영하다가 2005년 갈마동으로 옮겨왔다”며 “거의 대부분이 7년이 넘는 단골고객이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최근 식자재 가격이 급등해 가격을 올릴까 고민도 했었다”면서도 “자체적으로 인건비를 줄여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지난 4월 500원을 올렸다”고 미안한 기색으로 귀띔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도 저렴한 것은 아니다. 최 씨는 충북 영동에 사는 친척을 통해 국산 콩을 직접 공수한다. 밑반찬과 서브메뉴인 육회의 재료도 전부 국산만을 고집한다.

연일 지속되는 고물가 파고 속에 시민들이 이른바 ‘착한가격’에 맛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이 같은 식당으로 몰리고 있다.

유성구 장대동 유성시장 내 고향손칼국수 식당의 칼국수 가격은 3000원이다. 15년째 한 자리에서 칼국수를 팔고 있는 식당은 6년째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전시 통계에 따르면 유성구의 칼국수 평균가격은 그릇 당 4429원. 공교롭게 유성구의 칼국수 가격은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향손칼국수 식당은 전통시장에 위치한 특성상 시장손님과 단골고객이 중심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근거리의 행정·금융기관의 손님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박현순(50) 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이번 여름까지는 배춧값이 폭등해 김치 담그기 조차 어려웠다”며 “앞으로도 저렴한 가격에 맛 좋은 식사를 손님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주(29) 씨는 “이왕이면 발품을 팔아서라도 저렴한 가격대의 식당을 찾는 편”이라며 “기본적으로 점심 한 끼가 5000~6000원인데 반해 반값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대전시는 ‘착한가격 좋은가게’로 △동구 6개소 △중구 3개소 △서구 6개소 △유성구 1개소 △대덕구 2개소 등 총 18개 업소를 선정·발표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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