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전대동계 ‘공동물품’  
 
조선시대 마을의 화목과 발전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공동체 조직, 동계(洞契)가 충남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14일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 마을주민이 기탁한 부전 대동계(浮田 大洞契) 관련 문서와 유물 75건을 공개했다.

이들이 기탁한 부전 대동계 기탁 유물은 좌목(계원 명부)과 선안(작고한 계원 명부), 입의(부전 대동계 규약), 소지(청원서), 동물유지책(마을 공동소유 물품목록) 등 문서자료 47건과 인장(동계의 직인)을 비롯해 선안을 보관했던 궤, 혼사에 쓰인 기러기, 사모관대 등 공동용품 28건이다.

특히 혼구물품 가운데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웨딩드레스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문서자료 가운데 1663년에 작성된 부전 대동계 좌목에는 ‘이전에 있었던 것을 새롭게 고쳤다(중수)’라고 기록돼 있어 이 마을 대동계는 4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것으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판단하고 있다. 타 지역 동계는 오래됐다는 이야기만 전해질 뿐 실증할 수 있는 문서가 전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부전 대동계의 문서와 유물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어 문화재 지정이 어렵지 않다는 게 역사문화연구원의 설명이다.

같은 시기인 17세기 태인고현동향약(전북 정읍)은 보물 제1181호로 지정돼 있고 1638년 원동향약(전북 남원), 1604년 작성된 양고동계문서(광주 남구) 등 7개 동계 자료가 각각 문화재자료나 시도유형문화재, 시도민속자료 등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형식과 기능은 다소 차이가 생겼지만 내산리 ‘뜸밭’ 주민들은 아직까지 부전 대동계의 마을 공동체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이번 문서의 기탁은 자료의 훼손을 막고 영구적인 보존과 관리를 통해 조선시대 사회체계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향토사 연구에도 널리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달빛에 바래면 야사(野史)가 되고, 햇빛에 바래면 역사(歷史)가 된다고 한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올해를 우리의 '역사유물 찾기의 해'로 정하고 적극적인 캠패인을 전개하려 한다”고 충청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공주=이성열 기자 lsyy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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