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 선거구은 민심 분포 면에서 볼 때 한 마디로 ‘복잡다단’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곳이다.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해 온천 중심의 상업지역과 농촌이 공존해 있는데 다, 노은지구와 도안신도시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로 외부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표심을 점치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리적으로는 세종시와 인접해 있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도 선정됨에 따라 연계발전 전략과 지역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의 영향으로 내년 4·11 총선에선 어떤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정가의 관측이 더해지면서, ‘나도 가능하다’는 심리가 작용되고 있다. 여야 각 당 별로 최소 2~3명의 출마 후보자가 거론되는 등 다자구도가 형성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성 선거구의 현역 의원은 재선의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으로 3선 도전을 위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거취 문제를 고심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으로 다시 복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의원은 당 주요 현안과 회의, 주요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자, 일각에선 선진당 쪽으로 마음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전망을 하는 등 무성한 소문만 돌고 있다.

이 의원은 “재선을 통해 쌓은 끈끈한 정치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성지역 발전은 물론 지역민의 민심을 대변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은 인맥과 정치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중심에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성 선거구를 놓고 가장 치열한 당내 경쟁을 벌이는 곳은 한나라당이다. 우선 김문영 전 대덕특구 복지센터 소장과 김칠환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송병대 유성구당협위원장 등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이처럼 한나라당 인사가 유성구에 몰리는 것은 다른 선거구에 비해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이 많아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유성구에는 최근 노은지구와 대덕테크노밸리, 도안신도시 등 잇따른 신도시 조성되면서 전체인구(30만 명)의 82%(24만 6000명)가 외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김문영 전 대덕특구복지센터 소장은 “유성구는 다른 당의 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당 내) 경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행정도시 건설 후 남는 땅을 이용할 방안 마련과 살기 좋은 유성 건설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대전 동구 지역에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칠환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지난 15대 의원생활을 하면서 국가 재산인 엑스포 과학공원을 지방재산으로 이관하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유성지역에 모여 있는 벤처기업에도 큰 힘을 보태 유성구의 원활한 연계를 이어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여기에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도 지난해 지방선거에 낙선한 이후 최근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 유성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출마의사를 굳힌 상태다.

진동규 전 구청장은 “지역에 처해있는 현안 사업이 무엇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과학기술부를 유성에 부활시키고, 시외버스 터미널 신축, 카이스트교 건설 등을 중앙무대에 나서서 해결 하겠다”고 말했다.

송병대 당협위원장은 “최근 지역의 과학기술인들을 만나 숨은 이야기와 고충을 교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현재 과학비즈니스벨트성공추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인물론을 내세우며 송석찬 전 국회의원, 여운철 변호사, 한숭동 전 대덕대 학장 등이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한숭동 전 대덕대학 학장은 “유성구민이 요구하는 눈높이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근 ‘대전 혁신과 통합’ 발족식을 했다”며 “지난 10·26 보궐선거 박원순 시장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20~40대가 호응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 유석상 유성지역위원장이 당내 예비후보로 등록, 출마를 위해 준비 중이며, 국민참여당에서도 최영구 유성지역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현재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곽상언 씨의 출마설도 지역 정가에서 흘러다니고 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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