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의료질 하락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지역에는 특정 질환에 대해 전문성을 내세우는 수많은 병원급 의료기관이 존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선정하는 전문병원에 등록된 충북의 병원급 의료기관은 전무한 수준이다. 특히 이 같은 지역 의료기관의 질적 하락은 지역을 외면하고 서울 등 수도권으로 상경해 진료 등을 받는 원정진료로 이어지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 정부 전문병원 지정 ‘2곳’ 불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특정 질환이나 특정 진료과목을 특화해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병원 지정에서 이름을 올린 충북의 병원급 의료기관은 단 2곳(예사랑병원, 주사랑병원)에 그쳤다.

이번 평가에서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은 99곳으로 복지부는 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척추, 알코올, 심장, 산부인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병원·한방 분야 전체 11개 질환과 10개 진료과목별로 신청을 받아 이를 평가했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알코올 분야를 제외한 주요 질환과 진료과목에서 단 한 곳의 병원급 의료기관도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이는 아예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해 신청 자체를 못했거나 신청을 하고도 지정되지 못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만큼 충북의 병원급 의료기관의 질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셈이다. 이번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앞으로 3년간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기존의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했던 병원은 전문병원 명칭을 떼야 한다.

◆의료질 하락, 수도권 원정진료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충북에서는 22만 5383명이 서울을 포함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도민들의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 비율은 매년 늘어 지난 2008년 20만 3863명에서 2009년 21만 4061명으로 1만 명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또다시 1만 명 넘게 늘었다.

수도권 원정진료 인원이 늘면서 진료비도 급증했다. 2008년, 1682억 3140만 원의 원정진료비는 2009년, 1908억 6880만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2095억 742만 원까지 증가했다.

지역의 의료질 하락이 도민들의 지역 의료기관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지역의 의료질 하락은 서울 등 수도권 의료집중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역 의료기관의 질을 높이는 방안과 저평가된 지역 의료기관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 현황>

2008년 2009년 2010년
20만3863명 21만4061명 22만538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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