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3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계획안을 확정하면서 과학벨트 내에 건설하게 될 중이온 가속기(Heavy Ion Accelerator)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 설치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장은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으로 추진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무엇인지도 낯설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가속기가 충청권에 설치될 경우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흔히 가속기는 ‘물질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내시경’으로 불리며 극소물질 세계를 관찰하고 조작하는 ‘초미세 현미경’으로로도 통칭된다. 가속기 1기를 건설하는 데 46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특히 가속기는 원자를 이온화 해 전기에너지로 가속하는 장치로,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모든 원자를 가속할 수 있다.

이런 원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서로 충돌시키면 그 물질이 파괴되거나 에너지 변환에 의해 새로운 '미지의 물질'이 생성된다. 이때 생성된 미지의 신물질을 들여다 보고 물질의 내부구조를 이해하면 물질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밝혀낼 수 있다.

가속기는 1000조 분의 1m의 펨토 사이즈(1나노의 100만 분의 1 크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예컨대 쌀 한 톨을 10억 등분 하면 1나노(1나노=10억분의 1)가 된다. 이를 다시 100만 등분한 물질을 볼 수 있고 충돌시키는 장치가 가속기이다.

중이온 가속기는 기존의 양성자 가속기나 전자 가속기보다 훨씬 폭넓게 사용된다.

양성자나 전자 가속기가 주로 물질구조 분석, 단백질 분석 등에 쓰인다면 중이온 가속기는 원소의 기원 탐구, 새로운 원소의 탐색, 물성, 재료, 의료(진단, 치료), 생명, 농학, 환경, 안보, 국방, 항공, 우주 등 무궁무진하다.

실제 1939년부터 2002년 동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109명 중 23명이 가속기와 빔을 이용해 수상의 영예를 거머 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04년 중이온 가속기로 새로운 핵종을 발견해 원자번호 113번(Japonium)의 원소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일본은 중이온 가속기로 지금까지 2000명 정도가 인체에 칼을 대지 않고 무통무혈로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를 받았다.

독일도 지난 10여 년 동안 수백 명이 가속리를 이용해 암치료를 받았다.

중이온 가속기가 건설되면 성별, 연령, 부위에 따른 제한이 없고 수술 또는 약물 금기인 환자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 이 가속기가 건설되면 오는 2015년께 5000~6000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시장 규모도 연간 300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이온 빔을 미생물에 조사해 DNA 변형 유도에 의한 돌연변이 균주를 개발하면 연간 100조 원가량의 일회용 플라스틱 세계시장을 상당 부문 점유할 수 있고, 국내에서 연간 수천억 원 이상의 채소나 화훼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공항이나 항만 검색장비 등 비파괴 진단장비 개발로 역시 수천억 원 정도의 신흥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comst99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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