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멜로 영화들이 빼빼로 데이를 겨냥해 잇따라 개봉되고 있다. 영화 '너는 펫'을 비롯해 '티끌모아 로맨스', '비기너스' 등 다양한 소재의 로맨스 영화들이 가득해 연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들은 주말 예매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어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두는 김하늘과 장근석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너는 펫'이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너는 펫'은 8.6%의 점유율로 예매율 3위에, 한예슬·송중기 주연의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는 7.9%의 점유율로 5위에 각각 올랐다. 마이크 밀스 감독의 '비기너스'는 아쉽게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다. 같은 날 개봉하는 세 작품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영화들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 너는 펫 : 고학력, 고수입에 외모까지 완벽한 잘 나가는 은이 앞에 어느 날 애처로운 모습으로 상자에 담긴 '펫' 인호가 발견되고... 단순한 사랑을 넘어서 내면의 성장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너는 펫
= 먼저 '너는 펫'은 일본의 만화작가 야요이 오가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로 화제를 모았고 신인 김병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어느 날 우연히 한집에 살게 된 결혼적령기의 골드미스 여성 은이와 그보다 많이 어린 전직 무용수, 인호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고학력, 고수입에 외모까지 갖춘 미스 지은이(김하늘). 하지만 잘난 여자는 부담스럽다며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새로 발령난 패션지에서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그러던 중 남동생이 갈 데 없이 떠도는 친구 강인호(장근석)를 집으로 데려온다. 나가라는 은이의 구박에도 인호는 '펫'이 돼주겠다며 자처하고 얼떨결에 인호와 은이는 예기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인호를 '모모'로 부르기 시작한 은이는 제때 밥 주기, 산책시켜 주기, 머리 감겨주기, 예뻐해 주기 등 펫을 돌봐주는 과정에서 점점 친근감을 갖는다. 하지만 주인과 펫의 관계가 되어 행복한 동거 생활을 해나가던 두 사람 앞에 어느 날 은이의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위기가 찾아온다.

영화는 가볍게 즐길 수 있고 특히 여성 관객들이라면 함께 공감하고 웃을 만한 장면들이 꽤 있다. 여기에 주인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기 위해 온갖 아양을 떠는 펫(장근석)은 춤, 노래, 뮤지컬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 티끌모아 로맨스 : 매전 취업에 실패하고 연애사업도 못하는 청년백수 천지웅. 국보급 짠순이 홍실은 돈벌기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매혹적인 제안을 하지만...깨알같은 웃음과 재미. 대한민국 최초 생계밀착형 로맨스.
◆티끌모아 로맨스
=이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 '티끌모아 로맨스'도 주목 받는 작품 중 하나다.

영화는 오직 돈을 모으는 것이 목적인 연상녀와 허세로 가득한 철없는 대학생의 2억 만들기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로 신인 김정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월세가 밀려 길에 나앉게된 백수 천지웅(송중기)에게 옆집에 사는 구홍실(한예슬)이 나타나 함께 사업을 제안한다.

두달 동안 시키는 대로 하면 500만 원을 모으게 해주겠다는 것.

지웅은 홍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홍실이 사는 옥상의 텐트로 거처를 옮긴다. 이렇게 둘은 의기투합해 폐품 팔이부터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 스타들의 가짜 사인을 식당에 판매까지 한다. 조금씩 쌓여가는 통장 잔고를 보며 함께 지폐를 세는 사이가 되고 지웅은 홍실을 점점 닮아간다.

그러나 홍실이 지웅에게 먼저 접근한 이유와 재개발 지역 옥탑방 위장 세입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며 영화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영화는 전형적인 로맨스이야기를 다루지만 젊은 세대의 서글픈 자화상도 함께 버무렸다는 점에서 꽤 흥미롭다. 또 현실적인 대사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연출력은 영화를 한층 공감가게 만든다.

   
▲ 비기너스 : 익숙한 것과 쉽게 결별하지 못하는 일러스트 작가 올리버와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여배우 애나의 서툴지만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
◆비기너스
=이완 맥그리거와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참여한 영화 '비기너스'는 일흔 다섯의 나이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아버지와 마흔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사랑에 서툰 아들의 삶을 풀어낸다.

영화는 일러스트 작가인 올리버(이완 맥그리거)의 아버지 할(크리스토퍼 플러머)이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커밍아웃을 하면서 시작된다.

할은 젊은 남자친구를 사귀고 동성애자인 친구들을 만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올리버는 아버지의 선택을 조용히 지지하지만 결혼생활 때문에 외로웠던 어머니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할은 암 선고를 받은 뒤에도 적극적으로 새 인생을 즐기다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마저 잃은 올리버는 프랑스 여배우 애나(멜라니 로랑)를 만나지만 사랑을 시작하는 데는 망설여진다.

이미 혼자만의 삶에 익숙한 올리버는 자유분방한 그녀와 함께 있고 싶으면서도 구속 받는 건 싫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영화는 갈등도 사건도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지만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마이크 밀스 감독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밀스 감독은 자신과 아버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솔직 담백하게 영화를 완성해 눈길을 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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