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일부 영역이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요약된다.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고등학교 내용의 수준에 맞춰 출제했고,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도록 출제했다는 게 출제본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서는 언어와 수리는 조금 더 어렵게, 외국어 영역은 조금 더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쉬운 수능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상실, 대학의 학생선발과 고교의 진학지도에 큰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언어영역

언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게 출제돼 일부 수험생은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출제경향을 보면 전체 50문항 중 37개 문항이 EBS 교재·강의와 연계, 출제돼 연계율은 74%로 전 영역 중 가장 높았다. 전반적으로 EBS 문제를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고 거의 유사하게 출제됐으며, 과도한 변형 대신 내용이 어려운 지문을 출제해 난이도를 조절한 문항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폭넓고 다양한 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으며, 이에 따라 문항의 소재를 특정 분야로 제한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소재를 두루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듣기'에서는 라디오 방송, 강의, 대담, 대화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해 출제함으로써 언어 사용의 실제성을 강조했다. '쓰기'에서는 실제적인 글쓰기 상황에서의 논리성과 창의성을 강조했고, '어휘·어법'에서는 국어 지식의 단순한 이해보다는 국어 지식의 적용과 탐구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비문학 읽기' 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추론·비판하며,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위한 각 지문별 문항이 많았다.

'문학 읽기'에서는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과 EBS 수능 방송 및 교재에서 다룬 작품을 적절하게 안배해 출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실제적인 문학 능력을 평가했다.

◆ 수리영역

기본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지난해 수리영역이 다소 어려운 편이었다는 평을 반영해 올해에는 작년 수능보다 쉽고,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또 기본적인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쉬운 문제와 중간 난이도를 가진 문제들을 주축으로 구성했고,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차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항도 일부 출제됐다.

EBS교재 연계율은 가ㆍ나형 모두 70% 정도 수준이라고 수능 출제본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EBS교재에서 풀어본 문제라 하더라도 수학적 규칙과 원리를 모른다면 정답을 맞히기 어려운 문제가 상당수 있었다. 기출 문제의 형태와 접근 방식에는 변화를 줘 학생들이 정답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험 유형별로 보면 ‘수리 가’형은 지난해보다 문제가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1% 안팎으로 나올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나형은 연계 체감률이 높고 작년보다 조금 쉽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과 문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고 대체로 평이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이과 문항은 어렵다는 반응과 평이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 외국어 영역

지난해 수능 뿐 아니라, 지난 6월과 9월 실시된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지난해와는 달리 '만점자 1% 수준'과 'EBS수능교재 연계율 70%'에 대한 교육당국의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능에서는 출제당국이 연계 문제라고 밝힌 문제도 변형시켜 출제해 수험생들의 체감 연계율은 크게 낮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에따라 수능 출제본부는 지난해보다 난이도 수준을 낮추기 위해 변형된 문제를 줄이고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모의평가에서 출제됐던 '빈칸 두 개 추론 유형'도 '한 개 유형'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또 EBS 연계 문항도 전체 50문항 중 35(70%)개로 지난해와 비슷한 연계율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보다 유형변화가 적어 이번 수능을 착실히 준비한 수험생은 좋은 성적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EBS 연계 문제 중 일부에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됐으나 비연계 문제 중 고난도 문제는 없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을 묻는 문항이 줄고, 일부 EBS 연계 문항 중 고등학교 수준을 벗어나는 어휘들은 쉬운 언어로 대체돼 외국어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1% 내외가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탐구 영역

윤리, 국사, 한국 지리 등 11개 심화 선택 과목의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에 맞춰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의 사막화, 환경세와 배출권 거래제의 효과 등 주변의 생활 사례나 언론 매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문항이 포함됐다.

과학탐구는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능력 및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이 상당수였다.

특히 물리I, 화학I, 생물I 등 8개 선택 과목의 교육과정 범위에서 출제했다.

◆제2외국어·한문

제2외국어는 실생활에서의 의사소통능력과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으로 구성된 실용적인 문항을 출제됐다는 평가다.

단순 암기형 문제보다는 광고, 인터넷 창, 삽화 등 여러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다수였으며,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 어휘, 예시문을 주요 문항 소재로 출제됐다.

한문은 속담과 격언, 명언과 한시 등을 활용한 전통문화와 관련된 문항으로 구성됐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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