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세계최초 항암배추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대한민국 종자명장 박동복 명장. 충청투데이 DB  
 

세계 최초라는 '항암 배추'의 성분에 대한 진위논란이 일고 있다. 13년간의 연구기간에 걸쳐 탄생한 항암 배추는 암을 억제하는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는 연구기관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충북 괴산을 비롯한 전국으로 종자를 공급하는 등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 언론보도를 통해 제품 성품 분석을 담당했던 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가 업체에서 발표한 항암 배추 분석결과는 사실이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세계 최초 '항암 배추'

지난 8일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서 제일종묘농산을 운영하는 종자 명장 박동복(57) 씨는 13년 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항암배추 연구 과정과 성과 등을 공개했다.

10일 제일종묘농산에 따르면 항암배추는 일반배추에 비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성물질인 베타카로틴과 글루코나스투틴을 각각 34.5배와 33배 많이 함유하고 있는 사실이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식품연구원과 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 등의 검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또 5월 신라대학교가 암 세포에 항암배추 추출물을 주입한 실험에서도 암 세포 성장 저지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검사 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항암배추는 괴산군의 지역농가소득 창출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에서도 실증실험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부터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수출에 '장밋빛 미래길'도 열게 됐다.

◆성분 검사결과 '왜곡' 논란

이처럼 '항암 배추'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모 언론사를 통해 항암 성분 효능에 대한 진위여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고 있다. 모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는 글루코나스투진 성분의 경우 일반 배추보다 33배 높다고 발표했지만, 배추 겉이 아닌 속은 일반 배추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34배 이상이라고 밝힌 베타카로틴의 경우 항암 배추보다 일반 배추 품종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업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 두 항암 성분은 현재까지도 학계에서 그 효능에 대해 찬반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태 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 교수는 "항암 배추로 불리는 배추의 경우 일반 배추와 비교해 유의적인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고 오히려 더 낮은 함량을 나타내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이미 업체 측에 언급한 바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이 왜곡돼 이용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충북대 암예방연구실 교수는 "베타카로틴과 클루코나스투틴의 경우 항암 효과에 대해서는 임상에서 아직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고 말했다.

◆제일종묘농산, 괴산군 절임배추 농가 집단반발

이에 항암 배추를 개발한 제일종묘농산과 이 종자를 공급받아 출하를 앞두고 있는 농가, 지역 내 절임배추 농가들은 이번 논란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일종묘농산에 따르면 항암 배추와 관련된 이번 보도는 회사 측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떠나 괴산군 절임배추 농가들의 생존권에 대한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법적대응을 진행 중이다.

또 이들은 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의 입장 표명에 대해 현재는 당시 성분분석을 전담했던 연구원이 교체된 상황으로, 그 간의 연구과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단편적인 분석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효능을 문제 삼고 있는 글루코나스투진의 경우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인정한 명백한 항암 성분으로 등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괴산군과 괴산군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군의 경우 항암 배추 효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생산됐던 3만~5만 상자 가량의 항암 배추를 제외하곤 현재 주문취소 사태와 함께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구매문의도 뚝 끊기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군은 모 언론사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군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도 11일 이번 논란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는 등 입장표명을 할 예정이다. 괴산군절임배추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논란으로 항암 배추뿐 아니라 청정 괴산 절임배추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며 "편파적인 언론보도와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일종묘농산 관계자는 "이번 보도에 대해 어느 쪽에서 정말 사실을 왜곡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정확한 사실여부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타 언론을 통한 취재와 연구기관 의뢰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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