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출범하는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의 국회의원 선거구 신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의 발언(본보 9일자 1면)이 전해지자 세종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과 정치권, 지역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연기군은 9일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구 신설을 요청하는 유한식 군수의 서한문을 각 정당 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 등에게 발송했고, 지역사회는 단체행동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는 등 격앙되는 분위기다.

유 군수는 이날 “2012년 7월 1일 광역자치단체라는 법적 지위로 출범하게 되는 세종시의 독립선거구 설치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관심사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각 정당 대표 및 정개특위 위원, 그리고 충청권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단 등 인사들에게 세종시 독립선거구 설치 관련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서한문을 발송하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시가 정부직할 광역자치단체로 국가중심행정을 수행하게 되는 세계적 명품도시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그 지위에 맞는 독립선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세종시 국회의원 독립선거구 설치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통합할 수 없다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정부나 정치권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며 “정파를 초월해 국가백년대계인 세종시의 안정적 건설을 위해서라도 함께 나서야 한다"고 정치권의 의지를 촉구했다.

연기군의회도 10일 건의문을 채택해 국회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세종시출범준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치권이 결국 이런 결과를 보여줬고, 무엇보다 세종시에 담긴 미래비전과 기대하는 시민의사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독립선거구가 요구됐다”면서 “연기군의회도 적극 앞장서 세종시 독립선거구 설치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세종시 국회의원 독립선거구 설치를 위한 촉구 궐기대회를 준비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기지역 토박이들의 모임인 연기원조회 황순덕 회장은 “세종시 출범과 함께 독립 선거구가 신설돼 세종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힘써야 하지만 정치권은 이익만 생각하다가 이런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지역 정치인들부터 뭉쳐 세종시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바르게살기운동연기군협의회 류창환 회장은 “출범인구의 법적요건을 못 갖추었다는 등의 이유로 독립선거구를 만들지 않는 것은 세종시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라며 “이는 세종시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세종시민이 참정권 침해·정치적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선 충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세종시 독립 선거구는 정부와 여당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정부와 여당은 세종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털어내고 광역자치단체로서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세종시의 선거구 증설은 광역자치단체가 한 개 늘어났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며 “국회 정원 한 석을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세종시 선거구 신설은) 반드시 실현돼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 손혁재 위원은 지난 8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충청권 선거구 증설 토론회’에서 “독립선거구를 신설하려면 세종시 인구가 10만 3394명이 넘어야 하지만 현재는 9만 명에 불과하다”며 “현행법으론 세종시 독립 선거구 신설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기=황근하 기자 guestt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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