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산책로 조성 계획이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1억 원을 들여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 5명의 이름을 딴 산책로 8㎞를 조성했다.

또 2013년까지 36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6㎞ 규모의 산책길을 조성해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붙여 '청남대 대통령길'을 완성할 계획이다.

청남대에는 역대 대통령 5명의 이름을 딴 산책길이 조성에는 잡음이 없었지만, 이명박 대통령길은 찬반논란 일고 있다.

다른 산책길은 임기를 마쳤거나 작고한 대통령의 이름을 땄지만, 'MB산책로'는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시민단체와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동당충북도당, 국민참여당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현직 대통령 기념사업은 전례가 없다는 점, 이명박 대통령의 기릴만한 업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사업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사업계획 자체가 역대 대통령 전원의 이름을 딴 둘레길을 만든 것으로 이 대통령의 치적 유무를 따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화진 청남대관리소장은 “현직 대통령은 청와대에, 전직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모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순수한 관광목적 사업”이라며 “이는 오직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며,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청남대가 역대 대통령 별장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를 제주도 ‘둘레길’에 버금가는 ‘대통령길’을 이미 조성하고 ’구간 구간별로 다섯 분의 역대 대통령 성함을 명명해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 관광객 유치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나머지 전·현직 대통령 다섯 분의 이름을 딴 길도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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