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국내 최초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고집해온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을 떠나 65년의 역사를 간직한 옛 연초제조창을 선택한 것이다. 육중한 콘크리트로 된 담배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2500평 규모였던 전시공간은 6000평으로 2배 이상 늘어 공간활용 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 재활용 관점에선 당장 시설의 설치·해체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 예산절감 효과는 물론 향후 상설전시관 마련의 기회도 주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공장건물이라는 특성 탓에 냉·난방, 조명, 온도, 습도 등에서 일부 문제를 드러냈다. 이같은 이유로 이번 행사를 치루면서 60년 넘게 묵은 담배 냄새 제거를 위해 3개월간 고압 소방호스로 콘크리트벽과 천장, 바닥에 물을 뿌려 담배 찌꺼기를 떼내는 한편 천연 방향제와 탈취제를 뿌리는 작업도 모자라 건물 전체에 모두 250개의 환풍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또한 일반건물보다 2배 이상 높은 층간 높이는 관람 동선을 길게 만들었으며, 휴식공간과 장애인시설 등 편의시설의 부족은 관람객들의 불만을 샀다. 행사장 광장과 외벽이 10년 가까이 방치되면서 조경 및 디자인을 보완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밖에 '관객 스스로 제목을 붙여보고 상상하라'는 의도로 작품설명을 게시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개막 당일부터 폐막날까지 가장 많이 지적된 불편사항이 됐다. 향후 지속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선 구도심이라는 입지조건에 따른 협소한 주변도로 정비도 시급하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운영된 2곳의 진출입로 가운데 정문은 평상시에도 교통량이 많은 상당로와 접해 있어 이용에 한계가 따랐으며, 후문 역시 인접도로가 왕복 2차선에 불과해 행사기간 교통량을 소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지난 10월초 가을 소풍철을 맞아 인근 초·중·고교 학생들이 탄 버스 50여 대가 한꺼번에 몰리자 내덕7거리~충북도청에 이르는 구간이 반나절 동안 극심한 차량정체 현상을 빚으며 시민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3만여 평에 달하는 옛 연초제조창 일대를 앞으로 어떻게 개발한 것인지가 최대 당면과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를 추진중이다. 최근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옛 연초제조창 일부를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으로 활용하는 설계비와 용역비 23억 원을 승인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예결특위에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면 사실상 예산확보가 어려운데다 예결특위를 통과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서 예산처리가 쉽지 않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광섭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 기획홍보부장은 "올해 비엔날레는 아트팩토리형 행사라는 장소적 실험성을 통해 새로운 세계적인 문화공간 조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옛 연초제조창 일대를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콘텐츠를 담은 문화공간으로 꾸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끝>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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