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정치 풍자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KAIST 대강당 공연 무산과 관련해 학교 측과 주최 측의 진실공방이 뜨겁다.

KAIST는 ‘정치·종교적 행사에 강당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에 따른 정당한 거부라고 하는 반면 주최 측은 ‘학교 측이 뒤늦게 대관 결정을 뒤집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나는 꼼수다’ KAIST 공연은 지난달 공연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를 통해 학교 측에 대관 신청을 하면서 추진됐다.

유료 행사 주최가 불가하다는 규정에 따라 ‘나는 꼼수다’ 측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대신 자발적 모금을 받는 형식으로 대관이 성사되는 듯 했다.

정 교수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행정팀 명의로 ‘나는 꼼수다’ 공연 협조문을 시설팀에 보냈고, 승인 사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KAIST가 지난 7일 대관 불가 결정을 내렸고 탁 교수는 해당 전자문서 사진을 즉시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며 “대관을 승인한 적 없다는 KAIST 발표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학교 측을 비난했다.

이에 KAIST는 공개된 전자문서 사진에 대해 “이는 학교가 공연 요청을 승인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관련 교수의 학교 행정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롯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또 학교 측은 “내부 행사는 시설팀 승인만으로도 진행되지만, 외부 행사일 경우에는 총장의 승인이 필요한데, 정 교수가 이 같은 점을 알면서도 마치 내부 행사인 것처럼 꾸며 대강당 사용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정 교수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시설팀에서 지속적으로 ‘나는 꼼수다’ 팀과 연락을 하며 행사 진행 절차를 논의했는데 외부 행사인지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KAIST 측은 “시설팀에서 접수한 협조문에 기록된 ‘승인’은 강당 사용 신청 문서가 접수됐다는 뜻”이라며 “바이오 및 뇌공학과 행정팀에서 학교 시설팀으로 대강당 대관 신청을 요청하는 협조문일 뿐”이라고 주최 측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이번 논쟁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KAIST 측에 보고서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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