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평리 유적 전경.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공  
 
신라시대 ‘작은 서울’ 중 충주의 국원소경(國原小京)의 실체가 드러났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유적을 연차 발굴 조사한 결과 유적 중앙 남북을 관통하는 폭 5.3m, 깊이 1m의 도랑 시설을 확인하고 그 주변 한 쪽을 따라 장벽에 구들을 갖춘 신라시대 움집터를 무더기로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중원지역 고대도시 유적 학술조사 연구’ 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일대는 신라의 9주 5소경(9州 5小京) 중 국원소경(國原小京, 이후 중원경·中原京)이 조영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탑평리 유적 주변에는 장미산성(사적 제400호), 누암리고분군(사적 제463호), 중원고구려비(국보 제205호), 중원탑평리칠층석탑(국보 제6호) 등 고대 삼국의 주요 유적들이 분포하고 있다.

이번 탑평리 유적 발굴조사에서는 주거지 10기, 건물지 4기, 구들 6기, 도랑유구 4기 등 모두 45기의 삼국시대 유구가 좁은 면적에 중첩돼 있어 고대 삼국의 각축장으로서 역학관계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적의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폭 5.3m, 깊이 1m의 도랑 유구(溝)가 확인돼 주목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만 600m가 넘는 것으로 당시 도시계획에 의해 취락지의 소구획 및 배수를 위한 중심 도랑 유구로 추정된다. 또한, 한쪽 장벽에 구들시설을 갖춘 신라시대 수혈주거지가 집중적으로 확인돼 당시 탑평리 일대가 고대도시의 중심지였음이 재확인됐다.

이밖에 제철과 관련된 소토(燒土·불에 탄 흙) 유구 및 철재(slag), 철기 제작을 위해 쌓아둔 철 덩어리와 가위, 망치 같은 도구 등이 확인되고 있어 고대 제철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측은 “이번 탑평리 유적에서 확인된 도시구획 시설 및 대규모 취락시설, 제철관련 유물의 확인은 고대도시 실체의 실마리를 풀 가능성과 이 일대가 주변지역의 풍부한 철과 편리한 내륙수로를 기반으로 고대도시로 성장하게 됐다는 것을 규명한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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