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외통위 남경필 위원장이 3일 오전 외통위 회의실 앞을 가로막은 무소속 조승수 의원과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실 공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대치가 날카로워지면서 본회의가 취소되는 등 국회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어서 비준안 처리가 장기화될 조짐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는 3일 오후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박희태 국회의장의 제안과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이 때문에 이날 처리 예정이었던 일반법안들은 처리가 연기됐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구국원로회의 의장단을 접견한 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 FTA로 여야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데 굳이 본회의를 열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사를 전달했고, 여야가 이를 받아들여 본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본회의가 여야 합의로 전격 취소되면서 FTA 비준안 처리가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비준안 처리에 필수적인 국회 본회의 일정은 이달 10일, 24일이 있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직권상정 자체가 불투명하다.

특히 상임위인 외통위에서도 안건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임위 처리를 시도할 경우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아예 12월 초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여야는 비준안 처리에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면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고 있어 합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민노당의 인질이 돼 한미 FTA를 방해하는 데 나서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마치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2004년의 탄핵상황과 같은 연출을 함으로써 한미 FTA 문제를 총선용으로 악용하려는 민주당의 저의는 올바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 5당·범국본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 정권이 한미 FTA를 강행처리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손해를 보는 FTA, 졸속 FTA, 서민층이 많은 피해를 보는 FTA, 주권 침해 요소가 있는 FTA를 그대로 강행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을 강력 저지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재천명 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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