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막이 옛길은 괴산호를 끼고 있어 숲과 물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가을이다. 만산홍엽을 이룬 산길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이 가을 온 가족이 흡족한 나들이를 즐길만 한 여행지로는 어디가 좋을까? 두 말 안하고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에 위치한 산막이 옛길을 추천한다. 괴산호 수변을 걷는 편안한 코스, 소박하지만 눈을 사로잡는 풍경. 기가막힌 곳이다.

이번 주 ‘금토일’은 산막이 옛길로 떠나본다.

◆ 상쾌한 바람, 맑은 물, 푸른 숲

고향마을 산모롱이(산모퉁이의 휘어 들어간 곳)길 산막이 옛길은 충청권 어느 곳에서도 2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빼어난 경관에다 험한 산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어 어디를 가나 상쾌한 바람, 맑은 물, 푸른 숲이 지천이다.

이른바 고품격 나들이를 제대로 즐길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수풀냄새 싱그러운 산바람과 산들거리며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나는 그 길을 걷다보면 자연 그대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산막이 옛길은 시종일관 괴산호를 굽어보며 걸을수 있다. 풍광이 아름다워 대부분 힘든 줄 모르고 걷는다.

걷다 지치면 통통배를 타고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다. 

      

▲ 환벽정에서 바라본 괴산호에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 모습(왼쪽)과 유람선에서 바라본 환벽정 모습. 

◆ 살아있는 한국의 자연미 ‘물씬’

산막이 옛길은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4km의 옛길이다.

최근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됐다. 옛길 구간 대부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해 살아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백미다. 지난 1957년 초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한 괴산댐은 상징적으로 이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댐 주변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값진 곳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자연미를 흐트러짐 없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해준다.

이곳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반할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숲과 물을 동시에

산막이 옛길은 괴산호를 끼고 있어 숲과 물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1957년 괴산댐이 준공되자 깎아지르던 암벽과 산비탈이 물에 잠기고 몇몇 봉우리는 호수 중간의 섬으로 변해 절경을 만들었다. 원래는 가파른 산길이지만, 험한 지역에 나무 데크(918m)를 설치하고 돌길 300여m를 황토로 포장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길로 제격이다.

탁 트인 괴산호가 눈앞에 펼쳐지고, 산길로 접어들면 한창 물들기 시작한 단풍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다.지난 2009년 일반에 공개된 후 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 길은 다음 달 출발지 인근 편의시설 조성 공사를 마치고 오는 12일 정식 개장한다.

   
▲ 산막이 옛길을 따라걷다 유럼선을 타고 되돌아오며 호수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 전망대에서 또 다른 매력을

산막이 옛길에 또 다른 매력은 1만 여평 동산에 40여년 된 소나무들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는 점.

괴산호를 바라보며 솔향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산림욕장 역할까지 한다. 산책로 곳곳에는 괴산호와 주위 산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남매바위 위에 만든 정자 망세루(忘世樓)는 좌우로 펼쳐진 호수와 소나무숲에 빠져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괴음정’은 호수 쪽으로 튀어나온 느티나무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고, 고공 전망대는 깎아지른 40m 절벽 위에 만들어 마치 호수 위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환벽정’은 괴산호를 깍아지른듯 층암절벽 연천대 벼랑위에서 마음을 깨끗하고 청렴하며 푸르게 하라는 의미로 지난달 세워졌다.

◆ 보트 타고 풍경을 한눈에 담는다.

데크로 만든 산책로 중 가장 높은 40계단을 올라가면 아래로는 호수가 내려다 보이고, 위로는 커다란 바위가 위세를 자랑하는 전망이 펼쳐진다. 산책로 중 가장 높은 지점으로, 이제는 산막이 마을까지 내리막길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다래덩굴이 많은데, 길 중간에 다래덩굴 터널을 만들어 놨다.

왕복 2시간 정도의 산막이 옛길에 성이 차지 않았다면 산책로에 연계된 등산로에 도전해보자. 산책로가 끝나는 산막이 마을에 도착하면 괴산호를 운행하는 관광유람선 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되고, 모터보트를 타고 출발점 인근 차돌바위 선착장까지 호수 여행을 즐겨도 된다.

선착장에는 목을 축일 막걸리나 음료수, 허기를 달랠 잔치국수나 김치전 따위를 파는 주막도 몇 채 있다. 이곳에서 다리를 쉬고 느긋하게 온 길을 되짚어도 되고, 편도 5000원하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가도 된다. 보트를 타면 선장의 구수한 입담도 즐길 수 있다.

글·사진=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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