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래없는 구제역 확산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우 농가들이 소값 급락에 이어 최근 구제역 재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농협충남지역본부 ‘축산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산지 한우 가격은 마리 당(큰암소 600㎏) 369만 원으로 전년동월 평균(487만 원)보다 120만 원(24.3%) 가량 급락했다. 평년가격(494만 원)과 비교하면 무려 130만 원(25.3%) 가까이 폭락한 셈이고 전월평균(375만 원)과 비교해도 1.6% 떨어지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발발했던 구제역으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출하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사육에 필수적인 사료 가격은 국제 곡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이미 30% 이상 가격이 크게 올랐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난해 구제역 최초 발원지였던 경북 안동과 멀지 않은 포항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돼 농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행히 신고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났지만 농민들은 졸였던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했던 구제역이 진정된 이후 첫 의심신고였던 데다 시기적으로도 구제역 발생가능성이 높은 겨울을 앞두고 있어 농가의 걱정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정부 당국에서는 지난해 구제역 발생이후 전국적으로 3차에 걸친 백신접종을 마쳐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농민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와 중국, 북한 등의 발생동향이 예측불허인 데다 접종 백신 외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농민들의 불안은 여전할 수 밖에 없다.

백석환 한국농업경영인 대전시연합회장은 “소 한마리를 키우는데 사료값 350만 원과 전기요금과 톱밥 비용 등을 합하면 500만 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 소값은 계속 떨어지고 사료값은 올라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키우던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축하를 받았는데 요즘은 사료값 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 암소 수매를 하든지 뭔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한우 농가는 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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