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어 서민들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라 올 들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7%를 돌파했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이 150조 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일년 새 2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포인트나 뛰어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6.72%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7.48%로 뛰어올랐다가 2009년 5.96%, 지난해는 6.01%로 급격히 낮아졌다.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일반신용대출과 집단대출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8.44%)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8%대로 뛰어올라 9월 8.27%를 기록한 상황이다.

실제 회사원 이모(32) 씨는 최근 거래은행에 대출금리를 문의했다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00만 원짜리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7.17%로 지난 4월 만기 연장 때 적용됐던 금리 6.8%보다 크게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1년마다 마이너스통장 계약을 연장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급격하게 오른 적은 처음”이라며 “금리가 너무 높아 다른 은행에 문의를 해봤지만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전반에서 나타내고 있다.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으나 올해 9월 말에는 5.86%에 달해 9개월 만에 무려 0.5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예컨대 1억 원의 주택대출을 빌린 사람이라면 연간 52만 원, 2억 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연간 104만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소득에 비해 대출액이 너무 많은 ‘취약대출’의 이자 부담이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6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00만 원 이하 소득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달해 전 계층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한은은 파악했다.

더구나 이자만 내고 있는 취약대출의 30% 이상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대출금리의 고공행진 속에 경기둔화 추세마저 가속화된다면 가계대출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대출 부실화를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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