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내년 4·11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 선거구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역정가에서 끊임없이 나오면서 이 전 지사의 ‘최종 선택’에 쏠린 눈이 많다.

이 전 지사가 서구을 출마로 마음을 굳힐 경우 현 국회의원인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과 민주당 박범계 대전시당 위원장 등과 맞붙게 돼 대전지역 내 ‘빅매치’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이 전 지사의 행보에 정가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 전 지사의 출마설을 불편한 심경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 나경수 서구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시선이 특히 그렇다.

지난 18대 총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후 서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구를 다지며 내년 총선을 위해 그동안 절치부심하던 나 위원장의 입장에선 이 전 지사의 출마설과 물밑 행보는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나 위원장은 1일 기자와 만나 자리에서 “후보가 총선 출마 지역을 어디로 할 것인지는 자유”라면서도 “만일 이 전 지사가 서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결정하고 출마하겠다고 의사 표시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당하게 (출마 의사를) 밝히고, (나와 경선 등의)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되는 일”이라면서 “지금의 행보는 충청지역 정치 지도자로서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가 서을 출마를 고려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대전의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대전에서 출마를 한다면 다른 지역에 비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역에선 이 전 지사가 왜 서을을 보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분위기도 많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나 위원장은 또 “당에서는 이 전 지사에게 자기희생을 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별 뜻이 없는 것 같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흥행’ 차원에서 이 전 지사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있는 대전 서구갑 선거구에 출마하길 바란다는 정가의 풍문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찬바람이 불면 대충 그림이 나올 것”이라던 이 전 지사가 초겨울로 접어드는 이 달 중에 총선 출마 여부 등에 대해 언급을 할 지, 또 정가의 예상처럼 서구을로 출마한다면 나 위원장과의 경쟁구도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정가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이 전 지사는 그동안 총선 출마 지역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측근들이 서을 지역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기초자료 수집에 나서고 서을지역에 주소를 둔 수백 명의 입당원서를 접수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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