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인가족 기준 김장비용이 ‘배추대란’을 겪은 지난해보다 8% 가량 낮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재료인 배추·무 가격은 지난해 절반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긴 장마와 병충해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소금, 고추, 양념류 등 부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4인 가족이 배추 20포기와 무 10개로 김치를 담갔을 때 비용은 24만 6460원으로, 지난해 27만 188원에 비해 8% 가량 비용이 낮아졌다.

이마트가 예측한 예상비용은 지난달 중순께 정부가 예상했던 18만 1000원보다 비싼 수치로 애초에 정부가 기대했던 14% 인하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하락폭이다. 이는 고춧가루, 소금, 새우젓 등 양념류의 가격 상승세가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마트 측은 올해 김장비용의 80% 가까이가 양념류 구입에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배추와 무 등 김장 주재료 상품의 비중이 전체 비용의 44%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22%로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마른고추, 새우젓, 소금 등 양념값은 19만 3060원으로 예상돼,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6%에서 올해에는 78%까지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만 1000원이던 새우젓(2㎏)은 젓갈용 새우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현재 2만 5920원으로 135% 이상 가격 증가율을 보였고, 각종 병충해와 폭우로 고추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고춧가루 가격 역시 5만 400원에서 9만 5040원으로 88% 이상 상승했다. 소금 역시 올해 초 일본 방사능 사고 이후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가 확대된 데다 7~8월 지속된 폭우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천일염의 가격이 30∼40% 올라 가정의 김장준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는 향후 양념류 등 김장 부재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김장준비를 하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배추나 무 등 주재료 가격은 점차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양념류 가격은 수요가 증가할수록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이번주부터 많은 주부들이 김장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의 경우 산지 직거래가 예년보다 어려운만큼 더 많은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대형마트들도 저마다 김장재료 물량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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