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의 삐뚤어진 사랑이 결국 살인과 자살로 이어지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최근 대전에서 이틀사이 두 건의 변사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7시경 서구 괴정동 한 빌라에서 집주인 A(39·여) 씨가 숨져있는 것을 A 씨의 아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 씨는 집안에서 스카프에 손이 묶이고, 스타킹으로 목이 졸려 숨져있었다.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메모와 지문 등을 토대로 내연남 B(41) 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휴대전화 추적과 탐문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B 씨는 다음날인 21일 오전 유성구 만년동 갑천변 다리 밑에서 스스로 목을 맨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살해 용의자가 숨지면서 사건은 곧바로 종결됐지만, B 씨가 내연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궁금증이 집중됐다. 일단, 경찰은 B 씨가 내연녀를 살해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자살을 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B 씨의 유서에는 “서로 사랑을 하고 믿어왔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봤고 배신당했다”며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일이 그렇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조사결과 이혼녀인 A 씨는 수개월 전 B 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잦은 마찰로 관계가 소원해졌고, 결국 A 씨는 B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지만, B 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착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이유에는 일정한 직업이 없던 B 씨가 A 씨를 만난 뒤 생계를 위해 일용직 노동까지 해가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꿈꿔왔다는 점에 기인한다.

결국 한순간에 꿈이 깨진 B 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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