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올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은행들은 서민경제와 직결된 신규 가계대출 금리를 두 달째 올리고 있어 서민들 지갑에 빨간불이 커졌다.

은행들은 ‘이익 잔치’라는 일각의 비판이 거세지자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행들이 각종 금융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더 큰 수입원인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5.46%에서 8월 5.58%로, 다시 9월 5.66%로 두 달새 0.2%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반면 신규 기업대출금리는 연 5.87%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낮췄다. 한마디로 은행들은 만만한 서민들의 대출금리만 대폭 올려버린 것이다.

실제 1억 원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0.2%포인트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 20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서민들은 기껏해야 한 달에 몇 천 원인 수수료가 인하되더라도 그 보다 훨씬 더 큰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측에 제시하는 금리가 낮아진 반면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서민은 “은행들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다면 은행 거래 수수료뿐만 아니라 대출금리도 내려 서민들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은행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서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한 지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신규 가계대출금리를 올린 이유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지역 국가채무 위기 이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규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금융권 등에 따르면 상장 금융회사 29곳(은행·금융지주 9곳, 보험 9곳, 증권 10곳, 카드 1곳)의 올해 예상 순이익(20조 7000억 원)과 전체 금융권 순이익을 합하면 이들의 순이익은 무려 3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해 30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달성하면 지난 2007년(26조 3000억 원)의 최대 규모를 뛰어넘게 된다.

지난해 상장 금융사 29곳의 순이익은 14조 9000억 원이었으며, 전체 금융권 순이익은 21조 8000억 원이었다.

분야별 예상 순이익은 은행이 16조 원, 보험사 6조 4000억 원, 증권사 2조 8000억 원, 카드사 1조 40000억 원, 할부금융·자산운용·신협 1조 4000억 원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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