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결과를 놓고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당마다 향후 미칠 파급효과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지역에서는 서산시장 충주시장 등 2명의 자치단체장과 3명의 지방의원을 선출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가려 다소 조명을 받지 못한 면이 있으나 역대 어느 재보선 때보다 투표율이 높았다는 건 고무적이다. 당선자들은 투표 결과 나타난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행정에 반영해주기 바란다.

서산시장 재선거는 한나라당 이완섭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무 후보를 불과 0.65%포인트 차이(313표)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서산 2선거구(충남도의원)는 민주당 이도규 후보, 당진 가선거구(군의원)는 선진당 김석준 후보가 당선됐다.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는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가 50%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보은 나선거구(군의원)는 민주당 최당열 후보가 승리했다. 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석권했으나 지방의원은 각 정당이 골고루 나눠가진 모양새가 됐다.

충청권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표방하는 자유선진당은 군의원 1석을 건졌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서산은 선진당 간판이었던 변웅전 전 대표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심대평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패배의 충격이 클 것이다. 여기에 이번 재보선으로 충남지역에 돌풍을 일으켜 보겠다며 국민중심연합과 결합한 이후 치러진 첫 번째 선거라는 점에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선진당 지도부가 통절한 반성의 변을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뼈저린 자성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의 자기혁신이 요구된다. 이번 재보선은 대부분 전임자의 도중하차로 치르게 됐다. 지난번 선거 때 또는 재직 중 비위사실이 적발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탓이다. 이로 인해 행정의 영속성은 단절됐고 혼란은 엄청났다. 당선자들은 취임에 앞서 이 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잦은 선거를 치르면서 패일대로 패인 주민 간 갈등의 골을 치유해야 한다. 민심을 수습하라는 얘기다. 서산시장 선거는 불과 313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당선자가 얻은 지지표는 28.15%다. 나머지 절대 다수의 표심에 숨은 뜻을 헤아려야 한다. 민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지 못하면 주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당선자들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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