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행사장에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린 청주시의회 윤송현(민주당)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을 놓고 정치권이 연일 공식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비난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성역없는 비판으로 지역사회의 여론을 대변하겠다는 청주권 시민단체들은 윤 의원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과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인지 침묵하고 있다. 보수정당 소속 정치인이나 단체장이 실수나 실책을 했을 경우 가차없는 비판성명과 집회를 했을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로인해 ‘시민없는 시민단체’, ‘정치단체’라는 불신과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 의원직사퇴 거듭촉구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공식행사장에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린 청주시의회 윤송현(민주당) 의원의 공식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26일에 이어 27일에도 성명을 내 “지난 22일 윤 의원의 만취 추태는 시민들앞에서 공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망언과 망동의 결정체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작태임이 분명하다”며 “시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함에도 윤 의원은 물론 관리책임이 있는 민주당과 홍재형 의원은 일언반구도 없이 꿀먹은 벙어리가 돼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다른 사람의 실수나 허물에 대해서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물고 늘어지더니 자당 소속 청주시의원들의 여성비하발언, 종교계 폄하, 만취추태는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은 도민을 무시하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금 즉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함은 물론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오만의 틈에 안주하지 말고 존재의 위기감을 극복할 수 있는 책임있는 제1야당으로 거듭나 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등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2일 오후 8시경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망골공원에서 열린 '제15회 용암1동 주민 한마음축제' 행사장에서 술에 취해 한나라당 당직자에게 "표 얻으러 왔냐"며 시비를 걸고, 욕설을 퍼부었다. 윤 의원은 또 내년 총선의 청주시 상당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유력 후보로 지목되는 정우택 전 지사를 지칭하며 "정우택 나와. 가만히 안두겠어"라고 고함을 지르고 윗옷을 벗는 등 추태를 부려 원성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 이번에도 침묵

내년도 충북도의회 의정비 인상, 강태재 충북문화재단 전 대표이사의 허위학력 파문 때 침묵했던 도내 시민단체는 이번에도 목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다. 성역없는 비판으로 지역사회의 여론을 대변하고 부정부패를 감시해야 하는 도내 시민단체들이 주민여론을 철저히 무시한채 이해관계에 얽혀 숨죽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보수정당이나 소속 단체장, 정치인 등의 허물은 가혹할만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야당 등 진보노선에는 유독 관용을 베풀고 있어 진정성 없는 ‘두 얼굴의 시민단체’라는 비판이 나올수 밖에 없다.

충북대 사회학과 한 학생은 "다른 이들의 흠결은 가혹할만큼 비판하고 헐뜯으면서 정작 자신들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놓인 진보파의 부도덕성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게 지금 충북의 시민단체 현실"이라며 "이해관계에 얽힌 정파성향만 보일 뿐 진정성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11월 초 출범할 예정인 '통합시민행동’의 김백규 대표는 “여론을 대변해야 하는 시민단체들이 이제 민주당의 관변단체로 전락했다 보니 그들의 허물을 비판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지방의원으로서의 자질과 인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인사들이 정당 바람을 타고 당선된 점은 민주당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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