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느끼는 대청호의 단풍도 산에서 느끼는 단풍만큼 아름답다. 대전에서 자동차로 30분만 가면 도착하는 옥천군 군북면의 가을 풍경을 배를 타고, 차를 타고, 거닐면서 담아왔다. 이재형 기자

계룡산 단풍은 하늘로 오르고, 대청호 단풍은 물에 녹는다.

으레 가을이면 단풍을 보기 위해 전국의 명산을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전에서 자동차로 30분만 가면 하늘과 물에 비친 가을 단풍을 느낄수 있는 곳이 있다.

대청호 가을 절경 가운데 충북 옥천군 군북면을 찾아 배를 젓고, 차를 타고, 또는 걸어다니면서 풍경을 담았다.

◆부소담악(赴召潭岳), 추소리 병풍바위

군북면 추소리 병풍바위는 추소팔경 중 제일이며, 드넓은 대청호를 둘러싸고 있는 수 많은 절경 중에서도 으뜸이다.

이곳은 대청호가 없던 옛날에도 빼어난 풍경이 있던 곳이라, 조선의 우암 송시열은 이곳을 보며 소금강(小金剛)이라 예찬했다. 

   
▲ 만수위로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는 추소리 병풍바위 일부.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기암절경의 병풍바위도 차오르는 물에 잠기었는데, 그 물 밖으로 나온 바위와 기암 틈으로 굳세게 자라는 나무들이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멋이 됐다.

추소리의 부는 부소(扶沼, 부수머리)에서 가져온 것인데, 부소는 이 마을 앞을 흐르는 서화천이 솟은 기암을 굽이 돌다가 못처럼 됐다하여 붙여진 것으로 부소담악으로도 불린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길게 이어진 병풍바위를 가까이서 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다.

병풍바위에서 보는 대청호와, 물 위에서 보는 병풍바위는 같은 공간이지만 전혀 다른 감동을 준다. 병풍바위 위 정자에 올라 아슬아슬 이어진 경치를 굽어보고는 이어지는 호숫길을 따라 간다. 

   
▲ 이평리 고갯길 장승

◆첩첩산속의 호수마을 이평리

이평리는 추소리와 마찬가지로 대청댐으로 마을이 모두 수몰되고 인근 높은 지대에 옮겨졌다.

추소리에서 불과 3㎞ 더 들어가지만 마을 규모는 10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마을로 이어지는 산은 비록 낮지만 산세가 급해 단풍이 바로 눈앞에서 불타는 듯 하다.

낚시인들에게 유명한 수정가든을 지나면서 길이 산을 타고 오르며 급경사를 이루면서 산과 호수의 단풍이 어우러지면서 더욱 어지럽다.

하루에 나 같은 단 한 사람이나 지날까 하는 고갯길의 정상에 오르니 장승 한 쌍과 정성스레 쌓은 돌탑이 맞아준다.  

     
▲ 대정리 수상식물학습원에서 바라본 대청호(왼쪽)와 추소정.

◆수상 레저가 활발한 대정리(방아실)

고갯길은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들자마자 눈 앞에 또 다른 절경이 펼쳐진다.

지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아실이라 칭하고 있는 대정리다.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이면서 전에 물레방아가 있었다 하여 방아실인데, 주민들은 마을 뒷산인 화산(花山)을 붙여 방화실이라고도 불렀다.

방아실은 대청호 최고의 루어낚시 포인트인 귀신골과 가장 가까운 곳인데다 슬로프가 항상 개방돼 있어 전국 낚시인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수상레포츠 시설과 인근에 수상식물학습원이 있으며, 횟집과 가든 등 각종 식당도 많은 곳이다.

5만 원이면 3명이 넉넉히 탈 수 있는 보트를 전기모터와 베터리까지 포함해 대여하는 곳도 있어, 바로 대청호 단풍 물길을 즐길 수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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