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결과 기성정치로부터의 민심이탈이 확인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충북 정가의 인적 쇄신 등 지각변동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시민세력의 등장에 기성정치가 참패하면서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을 여실히 보여줬다. 시민세력이 정치 대안세력으로 부각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충주시장 선거 결과는 지역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도 유사한 ‘투표 트랜드’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충주시장 재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이 젊고 신선한 이종배 전 행안부 차관을 전략공천하면서 당선시켰다. 4명의 후보중 3명의 경쟁후보가 기성정치인들인 데다 이 당선자와 가장 큰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민주당 박상규 후보(74)는 고령의 벽을 넘지 못하고 큰 표 차로 패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3명이 한나라당 성향이라는 점에서 지지층 분산의 불리한 조건에서 이 당선자가 완승을 거둬 인적쇄신에 대한 지역민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충북에서의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제조건인 인적 쇄신이 꾸준히 제기돼온 상황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물갈이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각종 선거에서 참패하자 참신성을 담보로 한 인적 쇄신요구가 강하게 제기돼왔다. 충주시장 선거에서 전략공천에 성공한 한나라당의 물갈이를 통한 변화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한나라당도 중앙당 차원에서 대대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위한 충북지역 인적 쇄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원은 “이번 선거는 기성정치를 이끌던 인물들을 대폭 교체하거나 당의 변화가 없이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다가오는 총선 승리는 인적 쇄신이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정치에서 멀어진 유권자들의 표심잡기 고민에 빠진 것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기성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그동안의 의정활동이나 연령 등을 토대로 매우 혹독한 심판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북지역 야당 국회의원들의 고민이 깊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3선과 4선에 도전하는 기성정치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투표 트랜드’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현역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로 볼 때 기성정치에서 유권자들의 이탈은 여야 모두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총선을 위한 행보는 현역 국회의원이기에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이 최근의 ‘투표 트랜드’에 맞춘 인적 쇄신에 어느 정도 성공할 경우 민주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따라서 총선을 겨냥한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공천개혁 가능성과 지역정가의 새판짜기가 현실화될지 지역정가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멀어진 유권자들을 다시 잡기 위해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며 “특히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주자를 내세우는 등 인물론에 주력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어려운 선거전을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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