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일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자녀의 통학 불편 등을 이유로 고등학교 설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전시교육청은 현재 학생 수용에 문제가 없다며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6일 대전시교육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태평동지역 아파트 입주자들과 도안신도시 서구 권역 입주예정자들이 고등학교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태평동지역 주민들은 중구의 공동주택 주거 밀집지역으로 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초·중학교를 제외하고는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많아서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세대가 태평동으로 이사를 왔다가 몇 년 후 고등학교 진학 시에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게 주민들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민들은 이달 초순부터 고등학교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태평동 주민들은 지자체나 교육 당국에 수차례 의견을 개진했으나 예산과 부지확보가 걸림돌로 작용해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고등학교 유치에 대한 탄원서를 받아 우리 뜻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입주한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신규 입주예정지구인 도안신도시 서구 권역 입주예정자들도 고등학교 유치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도안 서구 권역 15, 16, 17-1, 17-2, 18블록은 서구 도안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을 위해 다음 주 당첨자 발표 이후 카페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카페에서는 도안 서구 권역 고교설립문제를 비롯해 호수공원 외 부지의 문제(현재 도안 2단계 저밀 아파트예정지), 17-2블록과 18블록 사이의 대로 육교건립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안신도시에는 유성 권역에 특수학급 1개 학급을 포함한 총 31개 학급 규모의 서남2고(가칭)가 설립될 계획이지만 오는 2013년 3월 개교할 예정이지만 서구 권역에는 초·중학교 설립 계획은 있지만 고등학교 설립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초·중학교의 경우 통합구역으로 지정해 주거지역 인근으로 학생들을 배정하지만 고등학교는 대전시 전체 단일 학군으로 학생을 배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충분히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또 신규 개발단지나 태평동 일대처럼 인구 밀집지역은 고등학교를 신설하거나 학생이 없는 기존 초·중학교를 폐교하고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학생 수가 갈수록 줄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발 당시 4000~6000세대 대규모 단지에는 필요 시 학교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승인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통계적으로 10년 후 학생 수가 30%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교과부에서도 신설 승인을 꺼리고 있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