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유명 여행사의 대전지역 대리점 대표가 고객 여행대금을 들고 잠적한 것과 관련, 그 피해인원과 규모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자 5면 보도〉

26일 A 여행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A 여행사 대전지역 대리점 대표 박 모(45) 씨가 지난 24일부터 여행사는 물론 고객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리점을 통해 여행상품을 예약한 일부 고객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가 하면, A 여행사 역시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피해규모를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80여 명으로, 피해액만 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대리점 통해 A 여행사 판매 상품을 예약한 고객의 경우 여행사 측이 손실을 떠 앉고 정상 출발을 추진 중이지만, 이곳에서 다른 유명 여행사 상품을 계약한 다수의 고객은 보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피해 추정고객 80여 명 중 A 여행사 상품을 예약한 고객은 지금까지 35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나머지 40여 명 이상은 타 여행사 판매 상품이거나 대리점이 해외 현지 여행사들과 직접 접촉해 만든 자체 상품으로 확인됐다.

또 잠적한 대리점 대표 박 씨는 고객들로부터 한꺼번에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애초 판매금액보다 10~20%정도 할인된 금액을 제시, A 여행사 전용 계좌가 아닌 개인통장으로 송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날 A 여행사 대전지점을 찾은 송 모(57) 씨는 오는 28일 동호회 회원 14명과 함께 3박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여행을 떠날 계획으로 1200만 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송 씨 일행의 상품은 A 여행사 정식 판매 상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600만 원은 잠적한 박 씨의 통장으로 입금되는 등 꿈에 부풀었던 해외여행이 무산될 처지에 놓여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정식 판매 상품 예약 고객은 손해를 불구하더라도 여행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하고 있으나, 타사 상품 예약자들은 실제 송금내역을 확인하기 힘들어 정상 여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잠적한 박 대표의 경우 대전에서 14년 간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고객층이 두터워 그 피해가 컸다”면서 “대리점을 통해 예약한 고객을 상대로 피해규모를 파악한 뒤 경찰에 추가 고소장을 제출하고, 신속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다각적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 여행업계는 겨울방학 등 특수를 앞두고 예약 손님이 줄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의 경우 소문에 민감한 편이라 구설수에 시달리면 급격히 고객이 줄거나, 다른 여행사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겨울방학 등을 앞두고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들이 나올텐데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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