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이 오늘 치러진다. 전국적으로 서울시장을 비롯해 자치단체장 12개 광역의원 11개 기초의원 19개 등 42곳에서 선출직을 뽑는다. 충청지역에서는 서산시장 충주시장 등 2명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등 5곳의 선거가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가려 다소 관심 밖으로 밀려난 면이 없지 않으나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다. 정치 불신에다 잦은 선거로 짜증도 나겠지만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시처럼 시장이 스스로 물러나 선거를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비위에서 비롯됐다. 불·탈법을 저지르고 당선된 뒤 법의 심판을 받아 직을 상실해 부득이하게 치르는 선거인 것이다. 서산시장 충주시장 선거만 해도 그렇다. 두 지역의 단체장은 본인과 선거 회계책임자가 선거법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아 직을 상실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전에도 같은 사안으로 재보선을 치른 전력이 있다.

재보선을 치르느라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지역의 명예는 크게 실추됐다. 이번 재보선을 치르는데 또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한다. 민심도 흉흉하다. 조그만 시골동네의 이웃들은 지지 후보에 따라 패가 갈리어 갈등의 골이 깊이 패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선거를 치르지 말고 시장 대행체제로 가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죽하면 선거 무용론이 나오겠는가.

단체장의 권한이 막강하다보니 불법을 저지르고서라도 당선되려는 함량미달 정상배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엊그제 적발된 순창군수 재선거 출마예정자 매수사건은 그 극치를 백일하에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주고받은 대화에는 당선자가 상대방에게 인사권의 3분의1과 선거비용을 보전해주겠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런 식으로 지자체 인사가 난도질당하고 있으니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늘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을 잘못 뽑아 다시 치르는 선거임을 깨닫기 바란다. 농번기에 치르는 선거라 투표율 하락이 예상된다. 지난 2008년 18대 국회 개원 이후 치른 재보선 7차례의 평균 투표율이 33.6%였음에 비춰보면 이번 재보선 투표율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대표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투표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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