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구제역 재발생과 조류인플루엔자(AI)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전국의 축산물 도축·공급 중심지로 급부상한 충북의 가축전염병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4일 김황식 국무총리의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방역대책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농장에서 구제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사례가 있고, 모니터링 검사에서 NSP항체가 상당수 검출돼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NSP 검출은 백신주사에 의해 항체가 형성된 SP와 달리 가축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자연치유돼 현재는 체내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충북도는 구제역 재발 가능성에 대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방역담당 관계자는 “NSP 검출은 가축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자연적으로 치유돼 체내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만약 구제역이 발생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가 아닌 농가단위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는 구제역 예방을 위해 이달 초부터 3가백신(A, O, Asia 1형)을 접종 면역대를 형성시키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구제역과 함께 AI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도는 지난해 발생 사례로 볼 때 겨울 철새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겨울 철새 이동시기에 맞춰 적극적인 예찰과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

충북은 음성에 국내 최대 규모의 축산물 공판장이 들어서는 등 전국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전국 16%의 축산물을 도축·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축산물이 지역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구제역 또는 AI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가축방역상에 취약점을 안고 있다.

특히, AI의 경우 구제역과 달리 바이러스 변이가 심해 백신예방접종도 어려워 지역으로 유입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이처럼 축산물의 지역 유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구제역과 AI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자 도는 이달 초부터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주의단계' 발령과 동시에 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도는 내년 4월 말까지 운영되는 특별방역대책 기간 동안 구제역 예방접종과 AI 차단을 위한 활동을 벌인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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