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에 설치된 옹벽이 2013년부터 철거된다.

충남도는 25일 국토해양부에서 태안군 등 관계자와 함께 꽃지해수욕장 친환경 복원사업에 대해 논의한 결과 충남도의 안면도 관광개발계획이 본격 추진돼 새로운 도로가 갖춰지는 2013년부터 옹벽을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태안군 관계자는 “옹벽 위에 개설된 도로를 대체할 방안을 마련한 후 옹벽을 철거하기로 했다”며 “이에 충남도 안면도 관광지 개발계획이 내년 10월 수립되고 2013년 본격 추진돼 새로운 도로를 확보할 시기에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단 안면도 관광개발 추진 상황을 살펴봐야 본격 철거 시기를 논할 수 있다”며 “어찌됐든 2013년 이후에야 본격 철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토부를 비롯해 태안 지역 환경단체 등은 옹벽설치로 인해 꽃지해수욕장의 모래 유실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옹벽 철거를 주장해왔다. 옹벽이 설치된 후 꽃지해수욕장의 해변 쪽 모래와 육지 쪽 모래언덕이 단절돼 해변 측 모래가 지속적으로 바다에 침식됐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꽃지해수욕장 해변 일대에 쌓인 모래가 모두 고갈되어 크고 작은 자갈과 암반 노출이 심화된 상태로 해안 생태계가 유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009년 5월 옹벽 철거를 내용으로 연안정비사업을 확정하고 오는 2019년까지 모든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옹벽 철거가 시작되면 현재 밑바닥이 드러난 해변일대에는 산책로 개설과 함께 해당화와 순비기 등 사구식물이 식재되는 등 당초 해안 환경이 복원된다.

도 관계자는 “이날 회의의 궁극적 목표는 인공구조물 철거”라며 “자연적 퇴적물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평주 서태안환경연합회장은 “옹벽 철거도 중요하지만 철거에 앞서 어떻게 모래가 쌓이는지 세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옹벽 철거 후 원래 있던 생태계를 그대로 복원해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옹벽은 지난 2002년에 개최된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에 앞서 행사장 해안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꽃지해수욕장 전 구간을 관통해 총 연장 3㎞에 폭은 6.5m 규모로 설치됐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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