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풀옵션의 고가(高價) 원룸단지가 대학가 자취촌을 잠식하면서 등록금 부담 등으로 한푼이 아쉬운 고학생(苦學生)에게 주거비용 부담이 큰 짐이다.

최근 대학가 자취·하숙촌에 들어서는 신축 원룸단지가 일제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대학가 수요자들에게 주거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취업대란이 예상되는 올해 대학가 자취·하숙촌의 경우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 등으로 주택수요가 꾸준한 편이지만 만만치 않은 월임대료 부담으로 취업준비생들은 이미 버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실제 충남대 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장 모(26) 씨는 “군 입대 전 친구 3명이 8만 원씩 모아 24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살았을 때는 전기세 등을 포함해 1인당 10만 원이면 주거문제가 해결됐는데 요즘은 저렴하고 살만한 집 구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장 씨는 최근 기존에 지내던 하숙집 폐업으로 23㎡(7평)형에서 13㎡(4평)형으로 하향이동했으나 비용은 오히려 월 29만 원에서 5만 원 오른 월 34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

유성구 궁동 충남대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신축건물에 풀옵션으로 제공되는 원룸의 경우 30만 원대 후반에서 40만 원대까지 월임대료 시세가 형성돼 있다.

조식과 석식이 제공되는 하숙의 경우 50만 원대까지 가격이 상승한다.

결국 신축이 아닌 건물에서 2인 1실로 하숙을 구해도 최소 28만 원에서 30만 원은 줘야 한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대학가 하숙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충남대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배 모(52) 씨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하숙비를 올려 받아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생계마저 위협받으며 하숙집을 운영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측은 “고가 원룸단지 증·개축과 하숙비 상승 외에 풀옵션 고가주택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도 주거비 상승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한 중개업자는 “풀옵션의 경우 시설비만 따로 120만~130만 원 이상이 투자되지만 건물을 개조할 경우 곧바로 투자분을 환수할 수 있을 뿐더러 건물의 자산가치가 올라 재건축과 리모델링 유혹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축 풀옵션 원룸의 경우 드럼세탁기, 냉장고, 침대, TV, 컴퓨터 책상, 옷장, 전기그릴, 에어컨, 넘버키, 수도·전기료 무료, 관리비·난방비 무료, 인터넷 유선료 무료 등의 파격조건을 내세우며 공과금 포함 최고 월 4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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