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병원 앞이 불우환자 돕기 및 사랑나눔 바자회장을 찾은 인파로 야시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대학병원 노동조합과 불우환자돕기 기금마련이라는 명목하에 열리고 있는 충북대학교병원의 사랑나눔 바자회가 야시장을 방불케 하며 오히려 환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병원 입원환자들과 내원환자들은 “병원의 노동조합 기금 마련이 환자들의 불편함과 병원 환경보다 중요하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2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병원 본관 앞 바자회장에서 ‘불우환자 돕기 및 병원 노동조합 기금 마련 사랑나눔 바자회’를 열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바자회는 천막 20여 개를 쳐놓고 각종 생필품은 물론 옷과 신발, 가방, 건강식품, 반찬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불우환자를 돕고 병원 노동조합의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도 이번 바자회에 환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자회장은 충북대병원 국립암센터에서부터 본관까지 ㄴ자로 천막이 길게 줄 서 있다. 바자회장에 설치된 천막은 인도를 대부분 점령하고 있고 이 때문에 인도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폭이 됐다.

이는 휠체어를 탄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이를 부축하고 온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차도 쪽으로 돌아 병원 정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실제 바자회가 열린 첫날 휠체어를 타거나 환자를 부축해 온 사람들이 인도로 다니지 못하고 차도 쪽으로 돌아서 다니는 모습은 바자회장 주변에서 쉽게 목격됐다. 바자회장에서의 음식물 조리도 금식과 제한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고있다. 바자회장 상인들의 호객행위도 환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인 입장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지나가는 손님을 부르거나 물건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인들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거나 거동 자체가 불편한 사람을 부르거나 세워놓고 물건을 홍보했다.

환자들의 불편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원과 내원환자들의 병원 건물 밖 벤치와 의자 등 휴식공간도 바자회장 천막에 아예 없어져 버렸다. 환자들은 인근 주차장 도로 턱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거나 병원 내부의 각 진료과 대기실 등에서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을 기다렸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다는 한 내원환자 가족은 “불우환자 돕기란 취지는 좋지만, 병원 노동조합 기금 마련은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장사를 해서 조합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것밖에 더 되느냐”며 “병원의 바자회 마련 취지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내원환자는 “병원 입구 주변까지 천막이 있어서 병원에 야시장이 생긴 줄 알았다”며 “환자들에게 불편을 주면서까지 바자회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바자회는 불우환자를 돕기 위해 매년 마련되고 있고 실제 지난해도 바자회를 통해 환자 5명에게 기금을 전달했다”며 “좋은 취지에서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환자분들의 이해를 구하고 바자회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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