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백화점들이 판매업체와의 ‘갑을관계 논쟁’을 벌이며 대립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현재 책정된 판매수수료와 관련해 판매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이상 백화점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소납품업체들은 이 같은 백화점들의 주장은 대형업체들에 대한 이야기일 뿐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백화점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백화점들은 공정위의 압박에 큰 부담을 느끼면서 예전같지 않은 백화점의 위상에 한숨짓고 있다.

지역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백화점의 판매수수료율이 높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최근 2~3년간 납품업체들의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지역에 위치한 백화점들의 경우 일부 유명 브랜드에 대해서는 ‘모시기 경쟁’이 펼쳐져 백화점들이 아쉬운 얘기를 해야할 일이 많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매장에 나가서 판매직원들과 매출 관련 얘기를 하려고 해도 본사 담당자와 논의하라며 손사래를 치는 일도 있다”며 “수년 전처럼 백화점들이 판매사원들에게 강압적이거나 위협을 가하는 일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판매업체 측 입장은 백화점들의 이 같은 하소연은 대기업 브랜드나 해외 명품 브랜드 등 소위 ‘잘나가는’ 업체에나 해당된다며 발끈했다.

한 백화점 판매업체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에 우리가 내는 수수료율은 명품브랜드나 대기업 브랜드들의 두배 이상인 30%를 넘고 있다”며 “그나마 매출이 높으면 우리도 웃으면서 백화점 관계자들을 맞을 수 있지만, 매출이 저조한 시기에는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눈치를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들이 명품브랜드나 대기업 브랜드들의 반 만큼만 중소납품업체들의 상황을 이해해줬다면 이같은 불만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신세계·롯데·현대 등 '백화점 빅3' 기업들은 모두 공정위에 판매수수료율 인하안을 제출했다.

이들 백화점은 공정위로부터 보충자료를 요구받고 준비 중인 상황으로, 이번주 중 보충자료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인하안에 중소 수입업체나 '벤더업체(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납품을 대행하는 유통회사)'를 포함하지 않거나 대상 업체와 인하폭 적용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아 공정위로부터 이 부분을 보충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백화점업체가 모두 인하안을 제출했고 이번주 중 보충작업도 마칠 예정인 만큼, 이번주가 중소납품업체 판매수수료율 인하를 둘러싼 공정위와 백화점업계 간 갈등 해결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