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충남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야산에서 도박장을 만들어 주부들을 끌어 모아 수백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일당을 검거, 압수한 판돈을 공개하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 주부 송 모(42·여) 씨는 지난 10일 평소 도박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신 모(48·여) 씨로부터 “돈을 빌려줄 테니 재미삼아 화투한번 치자”는 제안을 받고, 야산에 마련된 속칭 ‘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나 재미로 시작한 도박은 이내 마약처럼 송 씨를 끌어들였고, 결국 수천만 원의 도박 빚을 진 후 조폭들로부터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 지난해 10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도박판에 빠진 주부 송 모(68·여) 씨 역시 돈을 따기는커녕 30억 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졌다.

거액의 도박 빚에 괴로워하던 송 씨는 이 사실이 가족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도박에 빠져 수억 원을 탕진하거나 심지어 도박 빚에 시달리다 최악의 선택을 하는 등 서민들을 노린 불법 도박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야산에 불법도박장을 차리고 주부들을 모아 높은 수수료를 받고 돈을 빌려주거나 돈을 갚지 못하면 성관계 등을 요구하며 협박을 일삼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충남지역 야산에 천막을 치고 수백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 등)로 최 모(53·여)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이곳에서 도박을 한 48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대전과 충남지역의 야산에 속칭 ‘하우스’ 12곳을 개장하고 모집책을 통해 전국 도박꾼을 모아 일명 ‘아도사끼’ 도박을 벌인 혐의다.

이들은 1회당 판돈에 10%를 수수료로 받는 수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해 왔으며 외부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가 걸리지 않는 야산만 골라 도박장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일명 ‘꽁지’와 망을 보는 ‘문방’, 판돈을 배분하는 ‘상치기’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도박장을 운영해온 밝혀졌다.

도박의 유혹에 빠진 주부와 사업가들은 수십억 원의 빚을 지고 이들로부터 갖은 협박에 시달리다 가정이 무너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호기심과 일확천금의 환상에 사로잡혀 도박을 시작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며 “최근 쉽게 유혹에 빠지는 주부를 상대로 도박참여를 권유하는 모집책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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