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4·11 총선의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충청 정치권이 8일 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숨을 멈춘 채 지켜보고 있다.

총선에 앞선 대형 선거라서 민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어 충청 정치권의 눈이 쏠려 있다.

충청 정가의 실질적인 관심은 서울시장 선거전에 직접 뛰어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롯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유력 대권 후보들에 대한 재평가에 있다.

4·11 총선이 내년 12월 대선의 전초전 양상으로 흐를 공산이 큰 상황에서, 편승 또는 지원을 받아야 할 대권 후보들의 역량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여야 각 정당은 물론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주자들은 서울시장 선거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가에선 다양한 ‘변수’에 대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박 전 대표는 이미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섰으며, 현재 여야 후보들이 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충남 서산시장 재선거에도 지원 유세를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 이번 재보선에서 ‘박근혜 효과’가 입증된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정서가 비교적 높은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하려는 예비후보들이 대거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거품론’에 시달릴 공산도 크다.

충청권 민주당 등 야권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오는 12월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정치적 생사의 갈림길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장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내지 못해 한 차례 정치적 타격을 입은 손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치적 역량을 보여야 대권 후보로 가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여기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잠룡으로 급부상하면서 야권은 대권 후보 구도를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몸담고 있는 충청권 인사들과 일부 현역 국회의원들은 총선과 대선의 큰 흐름속에서 민주당과 야권연대 또는 새로운 정치세력 동참 등의 변수를 테이블 위해 올려놓고 ‘정치적 입장’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자유선진당은 ‘바깥 사정’ 보다는 집안 정리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표면적으론 국민중심연합과의 통합 이후 심대평 대표 체제로 안착되는 듯 하지만, 당 내에선 여전히 심 대표와 이회창 전 대표의 지지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거대 여당 정당들은 ‘인적쇄신’ 등을 통한 새로운 모습을 보이지만, 선진당은 60대~70대가 대부분인 현역 국회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재출마할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특단의 ‘활로’가 절실하지만,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면 대권 후보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는 12월이면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며 “재평가된 대권 후보의 역량 중심으로 총선 예비후보들의 쏠림과 흩어짐에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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