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동네 병·의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 도내에서도 병원들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서 고객관리전문가를 따로 고용하는가 하면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앞다퉈 무선인터넷존을 구축하는 등 좋은 기억을 남겨 단골을 만들겠다는 병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장비에 친절함까지 무장한 일부 병원은 고객 유치에서 승승장구하며 동네 병·의원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한 병원은 고객관리전문가인 병원 코디네이터를 새로 고용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과거 병원들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나 과도한 설비투자 등에 의존하던 것을 바꿔 새로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 병원의 코디네이터는 고객 맞이부터 병원 안내, 기본적인 상담, 문진표 작성까지 고객관리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와 간호사만이 존재하던 병원에 전문 교육을 받은 고객관리전문가가 등장하자 고객들도 딱딱했던 병원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며 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크지 않은 규모에도 병원 내부에서만큼은 무선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인터넷존을 구축하는 병원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에 맞춰 병원을 방문한 고객들이 로비와 병실, 휴게실 등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충북도의사회는 KT와의 협약을 통해 최근 도내 각 병·의원에 무선인터넷존을 구축하는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역시도 최근 봉착한 동네 병·의원의 총체적 경영난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친절함과 서비스에 인력, 장비까지 갖춘 병·의원은 고객 끌어모으기에 성공하며 위기의 동네 병·의원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S내과는 암 등 각종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위기의 환자를 구해낸 사실이 입소문이 나면서 건강진단을 받기위해 몰려드는 환자와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 내과는 현재 청주에서 암 조기발견 등으로 내로라하는 병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에도 많은 병·의원들이 생기다 보니 병원이 돈을 번다는 말은 옛말이 된 것 같다”며 “규모가 작은 동네 병·의원의 폐업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고객을 끌기 위한 살아남기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