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결을 기대했던 10·26 충주시장 재선거가 후보 간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판'으로 치닫고 있다.

시 의원 불륜 의혹에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까지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서로 물고 뜯는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면서 고소·고발로 진흙탕이 됐던 지난 지방 선거 후유증이 또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충주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진 모씨는 지난 14일 한나라당 소속 B 시 의원이 여성 선거 운동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 등을 갖고 있다는 글을 충주시청 홈페이지 등에 올렸다.

그는 B 시의원이 회기 중이던 지난 7일 이 여성을 승용차에 태우고 음성의 한 모텔에 출입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B 시의원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협박 공갈과 근거 없는 사실을 허위 날조해 유포시킨 진 씨 등 2명에 대해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며 "한심하고 구태의연한 작태의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또 한나라당은 미래연합 김호복 후보가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정권실세였던 이 모 후보에게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제공한 사실에 대해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는 이미 당해 법원의 판결문 검색을 통해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 '인정 안 한다', '모른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발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한나라당은 흑색선전으로 구태정치를 되풀이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이어 "만일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법원 판결에까지 나왔다면 왜 사법기관에서 김 후보를 기소하지 않았겠는가"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정치공세인 만큼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호복 후보도 부실 저축은행 계좌를 갖고 있었던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에게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기 전에 예금을 인출한 의혹이 있다"며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공격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17일 저축은행 예금통장을 공개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더불어 이 후보 측은 "미래연합 김호복 후보가 허황된 신문기사를 인용해 연속적으로 이를 공표하고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인데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대처할 뜻을 전했다. 이어 "김 후보는 이번 재선거를 야기한 이해당사자로서 이제라도 후보를 사퇴하고 한나라당에 돌아와 백의종군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만이 충주와 본인의 명예를 위한 길임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이 서로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는 후보자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시민은 "이번 재선거가 왜 시작됐는지 거론하면서 깨끗한 선거문화를 조성한다는 말은 다 거짓이었는지 궁금하다"며 "혹시 선거가 끝나면 또 고소고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현 후보자들의 태도를 비난했다.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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