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승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부동산 경기 한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약세다.
대단지 아파트는 호황기에 ‘대단지 프리미엄’ 때문에 찾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활발히 움직여 가격상승 폭이 컸지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거래가 실종된 이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대전충청지사에 따르면 대전에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는 단지 내 상가, 학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많아 수요가 꾸준했으나 불황에 비싼 가격이 부담이 돼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값의 하향세는 전세금 시세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단지 규모가 1050가구인 대덕구 법동 그린타운 아파트의 경우 79㎡형 전세금이 250만 원 하락(지난달 26일 대비 이달 9일 기준)한 6750만 원에 형성돼 있다.
매매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구 내동 맑은아침 아파트는 2199가구나 되는 대단지이지만 전용면적 85㎡형(9층)의 경우 지난해 10월 2억 500만 원에서 11월엔 5층의 매매가가 1억 8700만 원으로 떨어졌다.
1084가구 규모의 유성구 지족동 열매마을4단지도 마찬가지다.
전용 면적 60㎡(13층)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400만 원 떨어진 1억 5600만 원에 거래됐다.
1950가구 규모의 월평동 황실타운도 둔산중심지와 인접해 수혜가 예상되지만 매매가는 약세다.
85㎡형(3층)은 지난해 4분기 1억 7800만 원에서 1억 6050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밖에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아파트 등 1000가구 이상의 대다수 아파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대전충청지사 김종호 지사장은 “대단지는 기본적으로 중·소규모 단지보다 집값이 비싸 집값 하락기엔 수요 감소 여파가 더 크다”며 “대전은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라도 다른 아파트 단지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