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계 용제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영세 세탁업계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 값은 중고차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17일 충북지역 세탁업계에 따르면 올 초 20ℓ들이 한 통에 1만 5000원대였던 드라이클리닝 기름인 유용성세제 솔벤트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2배 이상 올랐다. 보통 15㎏ 드라이클리닝 기계 원료 탱크에 소요되는 솔라벤트는 20ℓ들이 10통, 평균 2개월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세탁소에서 매주마다 2~3통을 보충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기준 최대 15통 가량을 보충해야 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영세 세탁소는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세탁소 체인점과 경쟁 구도를 맞추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10년 전 정장 1벌에 6000원이었던 세탁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1000원에 민감한 고객들이 세탁 가격을 올릴 경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운영 중인 세탁소 체인점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고객들이 맡기는 세탁물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옷걸이와 비닐 등 부재료 가격이 함께 올라 수익도 지난해에 비해 30% 감소했다.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청주 흥덕구 분평동·58) 씨는 "눈뜨고 나면 오르는 기름 값 때문에 솔벤트 가격도 무서울 정도로 오르고 있다"며 "게다가 발생하는 순수익으로는 세탁물 수거차량까지 운행해야 하는 업종의 특성상 기름 값 감당하기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고유가에 따른 도내 중고차시장업계도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주지역 중고차판매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와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늘면서 올 초 지역 내 중고차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했다.

실제 지난 1월 충북지역에서 거래된 중고차 수(승용차)는 4457대에서 2월에는 2852대로 36%까지 떨어졌고, 이 같은 추세는 현재까지 이어져 지난달 말 지역 내 거래된 중고차 수는 1500여 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동으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고유가 시대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계절별 중고차 시장 상황의 특수성,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까지 작용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하반기 국제유가가 세계 경기회복 둔화와 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신흥국의 수요 강세 지속과 산유국의 선호유가 상향 조정 등의 영향으로 유가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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