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대전 중구 문화동의 한 대형마트 앞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누수로 인해 잦은 고장이 발생하면서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금방 고치겠다고 써 놓으면 뭘해. 벌써 1년 넘도록 고장 나 있는 데도 거들떠도 안 본다니까!”

대전 중구 문화동 한 대형마트 인근에 설치된 장애인 승강기가 운행이 중단된 채 1년이 넘도록 방치되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비가 오면 누수 현상이 심해 누전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이 예산문제를 이유로 차일피일 정비를 미루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대전 중구에 따르면 이 승강기는 2003년 당시 인근에 문을 연 대형마트가 이용자 편의차원에서 지하보도와 지상을 연결하기 위해 설치했다. 이 승강기는 설치 후 곧바로 대전시에 기부채납됐고, 이후 중구에서 관리를 해온 시설물이지만, 잦은 고장과 누수 문제로 지난해 초 운행이 중지됐다.

또 이 시설을 관리하는 중구는 2009년 6000여만 원을 들여 보수 공사를 했지만, 누수와 고장 등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적잖은 혈세를 낭비한 꼴이 됐다.

하지만 중구는 대형마트가 기부채납한 직전부터 누수 현상이 발생했고, 임시방편으로 보수공사를 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이 시설은 애초 시공한 업체가 부실 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운영을 하려면 용역설계를 거쳐 완전히 다시 시공해야 하지만 수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하긴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이곳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어 상당수의 노인과 장애인이 오가는 길목이지만, 길을 건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십 미터나 떨어진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인근에 사는 조철수(80·오류동) 씨는 “무릎이 좋지 않아 근처에 있는 병원에 자주 가는 데 승강기를 사용할 수 없어 20여 분씩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을 위해 구청에서 빨리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구청의 재정 여건상 수억 원이 드는 복구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고, 최초 승강기를 시공한 대형마트 역시 다른 회사로 인수돼 설계도면 조차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불편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라 운행중지 조치를 취해놨지만 시와 협의를 거쳐 승강기 운행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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