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충북 청주 상당구 우암동의 한 주유소 보통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고유가 시대 서민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하루가 다르게 인상되는 각종 물가 중에서도 단연 서민들의 목을 죄어 오는 것은 '기름값'이다. 올 초부터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걷잡을 수 없이 오르던 기름값은 지난 4월 정유사의 한시적 100원 할인방침에 잠시 안정을 되찾는 것처럼 보이더니 7월초 할인종료와 함께 현재까지 무서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름 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대책들은 하나같이 수포로 돌아갔고, 뒷짐만 진 채 방관하고 있는 무능한 정부의 모습에서 서민들의 탄식 섞인 아우성만 커져가고 있다.

◆불붙은 기름 값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70.45원이다.

이는 지난 4월 5일 정유사의 기름 값 인하 방침 직전 기록한 역대 최고치(1971.37원)에 비해 불과 0.92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지난달 4일(1933.21원) 이후 한 달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충북도내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도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66.82원으로, 정유사 100원 할인이 종료된 7월 6일(1914.62원) 이후 일주일 만에 1920원대에 진입, 현재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미 청주지역 보통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돌파한 주유소는 10곳, 1990원대 후반에 있는 곳은 20여 곳에 달한다.

사실상 도내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대에 진입하는 것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름값만이라도…서민들 아우성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기름 값에 트럭운전자나 기름 소비가 많은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영세 트럭운전자들의 경우 기름값 폭등으로 수입이 여의치 않아 수입을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과적·과속을 일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돼버렸다. 한 트럭 운전자는 "규정된 적재량에 맞춰서는 이윤은 커녕 적자를 면하기도 힘든 형편"이라며 "현재 열흘 치 물량밖에 안 되는 유가보조카드를 현실에 맞게 확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하루를 버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정부는 일률적으로 내릴 수 있는 유류세 인하조치는 물론이고, 기름 소비가 많은 영세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별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을 하고 있는 김모(청주 흥덕구 사직동·34) 씨는 "불과 2년 전에 비해 기름 값이 ℓ당 300원~400원까지 올랐을 것"이라며 "먹고 살기 위해서 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차라리 요즘은 일을 하지 않는 게 돈을 모을 수 있는 길 같다"고 꼬집었다.

◆주유소협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촉구'

기름 값으로 인한 서민들이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주유소협회는 정부에 실질적인 유류비 인하를 위해서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에서 일선 주유소에 대해 무조건적인 인상 억제책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기름 값에 포함되는 세금에까지 카드 수수료를 부과하는 현 조세정책에 대한 개선 없이는 원천적으로 기름 값 인상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충북도지부 관계자는 "타 업종과 달리 주유소의 경우 정부의 조세협력자로서 조세부담 혜택을 받아야 하지만 세금에 대한 수수료까지 부과해 되레 부담만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기름 값에 부과되는 1.1%대의 부과세도 경기상황에 따라 변동 폭이 큰 만큼 업계에서도 기름 값 인상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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