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백김치 담가 먹어야 하는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배추와 무 등 주요 김장 품목의 가격이 내렸지만 급상승한 양념류 가격으로 인해 주부들은 올 김장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배추와 무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생했던 ‘배추대란’을 이미 겪은 주부들은 올해에는 소금·젓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양념대란’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aT(농수산물유통센터)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현재 대전지역 화건고추 가격은 600g당 1만 8000원~1만 9120원대로 지난해 1만 원보다 2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잦은 비로 생산량이 줄어든 천일염 역시 30㎏ 1포대 당 2만 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9000원선보다 2배 이상 비싸졌다.

새우젓, 멸치젓도 소금값 상승과 일본 대지진 등의 여파로 인해 가격이 올라 지난해보다 30% 이상의 값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주부들은 크게 오른 생필품 가격 역시 김장비용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생필품가격 정보 사이트 Tprice에 따르면 이달 대형마트에서의 순창 찰고추장(1㎏), 백설 꽃소금(1㎏)의 평균가격은 각각 9914원, 1225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227원과 782원보다 각각 37%, 56% 인상됐다.

이 때문에 김장을 앞둔 주부들은 지난해 배추대란으로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지난해를 떠올리며 ‘양념대란’을 걱정하고 있다.

실제 주부 이현주(54) 씨는 “8남매가 올 겨울을 날 김치 300포기를 담그기 위해 김장 준비를 하고 나니 양념가격만 작년보다 약 2.5배는 든 것 같다”며 “그나마 무와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려 다행이지만 양념류 가격이 올라 지난해와 거의 엇비슷한 비용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념류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부는 고추, 소금 등 일부 품목에 대해 수입물량 공급을 확대하고, 생산출하를 독려하는 등 양념류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일부 주부들은 수입산 농산물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언급하며 아예 김장 준비를 늦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올 해 김치 30포기를 김장할 예정이라는 주부 윤여춘(61) 씨는 “수입산은 가격이 싸지만 사실 식구들 먹을 김치라서 가격이 더 들더라도 국내산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김장철이 임박할 경우 양념류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쯤 김장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김장 준비를 늦출수록 김장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역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가격이 올라있는 양념류도 수입량이 늘게 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김장시기는 가급적 늦추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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