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와 고등어 등 서민식탁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던 수산물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상이변과 일본 대지진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제철 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10일 충북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을철 식탁 단골손님인 오징어와 갈치, 굴을 비롯해 고등어, 전어 등 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0%가량 올랐다.

특히 오징어는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아예 동해에서 잡히는 물량이 없어 거래가 안 될 정도였다.

최근 조금씩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했지만 수요에 비해 물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보니 동해지역 위판장에서 오징어 경매가(20마리 기준)는 3만 2000∼3만 4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평년 수준 오징어 가격이 2만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5%가량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오징어 값 상승은 8~9월이 오징어잡이 제철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동해안 어획량이 예년의 70~80%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더워진 것도 있지만 북측 수역에서 중국 어선이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고, 유가까지 오르면서 오징어잡이 원가가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고등어 가격도 만만찮게 뛰었다. 현재 부산 어항에서 고등어 '200g 미만'의 가격은 1짝(23~24㎏) 기준으로 1만 2000∼1만 5000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6000∼8000원보다 50%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 대형 매장에서 판매되는 밥상용 크기인 '400g 내외'의 고등어는 전체 어획되는 고등어의 20%에 불과해 대부분 매장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든 실정이다.

실제 이마트 청주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등어1짝(23~24kg)은 11만∼16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12만 원)보다 15% 가격이 올랐다. 갈치 또한 최근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갈치 어획량은 작년 대비 55.5% 줄어들어 시세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높아진 상황이다.

갈치 어획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갈치 주산지인 제주도 인근 바다의 수온이 예년에 비해 4~5도 정도 낮아져 난류성 대표 어종인 갈치가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밖에 가을, 겨울철 별미로 꼽히는 전어와 굴 가격 또한 크게 올랐다. 현재 청주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당 경락 가격은 지난해 9000원보다 2배가량 오른 1만 8000원 수준이다.

전어 가격이 급등한 것은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진 늦더위로 서남해안에서 전어 어획량이 줄어들었고 유가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굴은 1kg(특품)이 1만 152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38원)보다 54.9% 올랐다. 천일염과 새우젓 등도 생산 비용은 불어났지만 일본의 수요가 늘어 가격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135.6% 증가했다.

청주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9월 말 서민 수산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징어 가격이 상승했지만 그나마 이달 들어 오징어 어획량이 조금씩 늘고 있어 오징어 가격은 전년대비 10% 오른 선에서 안정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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