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이버섯 재배 농가들이 무단채취와 절도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창 자라야 할 9월에 시작된 늦더위와 강수량 부족으로 그야말로 금값이 된 송이를 훔치는 절도범이 들끓고 있고 작황 부진에 최근 마을 등에서 관리하는 밭의 송이 무단채취도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한 마을 야산에는 최근 송이버섯 재배 농가들과 등산객들 사이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이 일대는 마을 주민들이 산주에 돈을 주고 송이 채취 권리를 얻은 구역이지만, 등산객들이 오고 가면서 송이를 무단으로 따가고 있다.

일부에선 아예 송이 채취를 목적으로 산에 들어와 배낭에 송이를 따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곳곳에 송이 무단채취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걸어놓았지만, 송이를 따가는 등산객들은 이를 몰랐다며 발뺌하기 일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뜩이나 작황 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가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에선 불법채취를 막기 위해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농가들은 등산객들이 송이밭인 줄 모르고 들어왔다는 변명에 대비해 지적도 상 경계에 줄을 쳐 외지인들의 출입을 막는가 하면 돌아가며 경계를 서고 매복에 사냥개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금값이 된 송이를 무더기로 훔쳐가는 절도는 농가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9일 충주에서 경찰에 붙잡힌 이모(53) 씨는 충주와 괴산 등의 농·특산물 저장창고에 침입해 수천만 원 상당의 송이버섯을 훔치다 덜미를 잡혔다. 이 씨는 훔친 송이버섯 등 농산물은 무려 7000만 원 상당. 이 중에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송이버섯이 주를 이뤘다. 이 씨는 1등급 송이버섯 26㎏을 비롯해 2~4등급 74㎏ 등 5773만 원 상당의 송이버섯을 훔쳤다. 이 씨가 훔친 1등급 송이버섯은 최근 입찰가가 50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값이 뛰었고 최근 며칠 사이에도 5만~6만 원이 급등할 정도로 금값이 된 버섯이었다.

괴산의 한 송이버섯 농가 관계자는 “올 여름 이상 기온과 9월 늦더위로 작황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작황이 좋았던 작년과 비교하면 무단채취는 조금 줄었지만, 오히려 도둑은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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